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chaemyungdan Mar 12. 2023

젊은이의 양지

너에게


겨울 몰래 봄을 마중나갈 수 있을까


여름 몰래 봄을 배웅할 수 있을까


나 혼자만 오는 길


너 혼자만 가는 길은


없다


그런 길은 없다


싫든 좋든


함께 오간다


계절도


인생도


그렇다



                                 





양지와 음지

희망과 낙담

기쁨과 슬픔

행과 불행이

제멋대로 들락거린다

삶이

이렇게 차가울 수도

그렇게 뜨거울 수도 있다는 것

정도는

알아야 한다고

현실은 지적질한다



젊은 날

밤잠을 설쳐가며 찾았던 자리가

지금의 여기인 사람이

몇이나 될까

방황하며

어제라는 채찍과

내일이라는 당근으로

나를 회유하며

오늘을 지키며

피고 졌다

그것이 지금의 여기다



돌이켜보면



젊은 날의 양지는 없었고

암중모색의 시간은 괴로웠다

공백 없는 인생의 희로애락에 담금질하느라

연한 살은 참으로 아팠다

하지만

인생을 살아본 후에야

그 때가 봄이었다는 걸

젊음이 양지라는 걸 깨닫게 된다

그림자가 있었지만

그 곳이 양지였다는 것을

그러나 우리는 어둡고 긴 터널을

지나고 지나고서야 알게 된다



첫걸음부터 인생을 톺아보지 마라

한꺼번에 다 더듬을 수 없는 것이

인생인 것 같다

뜨거운 피는 문을 박차고 달리고 싶다

그러나 발자국 소리를 또렷이 내며

뚜벅뚜벅 걸어가야 하는 것이 인생임을 어쩌랴



누구도 손댈 수 없는

큰 재산을 너는 가졌다

순후하고 예의바르며

허세와 과시가 없고

시간에 오염되지 않을 이성이 있으며

논리적 카리스마가 빛난다

너의 노력에 세상은 꼭 답할 것이다

이것이 너의 미래다



너의 존재란

샹들리에가 아니라

눈부신 봄햇살이다



우리의 양지다





매거진의 이전글 진짜 어른을  만났습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