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살아가는 사람들”

by luth

나는 기자로서 수많은 사건을 마주했다. 누군가는 기쁨을 전하는 순간을, 누군가는 절망을 기록하는 일을 맡는다. 내 역할은 후자에 가까웠다. 사고, 범죄, 상처, 아픔 그런 이야기들 속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글로 남겼다.


하지만 단순히 사건을 보도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했다. 나는 언제나 그 사건이 지나간 뒤에도 남아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더 집중하고 싶었다.

몇 년 전, 한 교통사고 현장을 취재한 적이 있다. 한순간의 사고로 가족을 잃은 생존자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사고 현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그를 인터뷰하려 했지만, 그는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말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그는 겨우 그 한 마디를 내뱉었다.

나는 그때 깨달았다. 사람들은 아픔 속에서 쉽게 말할 수 없다는 것을. 그 상처가 너무 깊고, 감정이 너무 복잡해서 단순한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순간이 있다는 것을. 기자로서 ‘팩트’를 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들의 말하지 못하는 마음까지도 이해하고 기록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됐다.

나는 그런 이야기들을 남기고 싶다.


상처받은 이들을 위한 위로와 치유


사람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상처를 견딘다. 누군가는 말없이 눈물을 흘리고, 누군가는 웃으며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한다. 하지만 상처는 지워지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자리를 바꿀 뿐이다.

어느 날, 자살 시도 후 구조된 한 청년을 인터뷰한 적이 있다. 그는 자신을 향한 세상의 시선이 너무 버거웠다고 말했다.

“살고 싶지 않았어요. 하지만 살게 됐죠. 어쩌면, 한 번 더 기회를 받은 걸지도 몰라요.”

그는 그렇게 말하면서도 여전히 삶에 대한 확신이 없어 보였다. 나는 그의 이야기를 글로 썼고, 그 글을 읽은 독자들이 댓글을 남겼다.

“나도 비슷한 시간을 보냈어요. 당신은 혼자가 아니에요.”


“당신이 살아 있어서 다행이에요.”

그는 그 댓글을 보고 울었다고 했다. “나 같은 사람을 걱정해주는 사람이 있을 줄 몰랐다”고. 나는 그때 글이 줄 수 있는 위로의 힘을 다시금 깨달았다.

실패를 딛고 다시 일어서기 위한 용기와 격려
실패는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하지만 그 실패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인생은 달라진다.

한때 잘나가던 사업가였던 한 남성을 인터뷰한 적이 있다. 그는 사업 실패로 전 재산을 잃었고, 가족마저 떠나갔다.

“모든 걸 잃었는데, 내가 살아야 할 이유가 있을까요?”

그의 질문에 나는 선뜻 대답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는 결국 다시 일어섰다. 작은 가게를 열고, 하루하루 버티면서.

“처음엔 너무 힘들었죠. 그런데 어느 날, 한 손님이 와서 ‘이곳 덕분에 하루가 행복해졌다’고 말하는 걸 들었어요. 그때 생각했어요. 내가 아직 할 수 있는 일이 있구나.”

그는 실패가 끝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저 다른 방향으로 가는 길목일 뿐이라고. 나는 그 이야기를 쓰면서, 우리가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용기를 어디서 얻는지 생각하게 됐다.

삶을 사랑하고 다시 나아가기 위한 희망과 응원
어떤 사람들은 하루하루를 버티는 것조차 힘들어한다. 삶이 너무 가혹하고, 세상이 너무 냉혹할 때, 우리는 어디서 희망을 찾을 수 있을까?

나는 암 투병 중인 한 소녀를 취재한 적이 있다. 그녀는 매일 힘든 치료를 견디면서도 늘 웃음을 잃지 않았다.

“왜 그렇게 밝아요?”

내 질문에 그녀는 이렇게 대답했다.

“제가 힘들다고 울면, 엄마가 더 힘들어하니까요.”

그녀는 어린 나이에도 누군가를 위해 버티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미소는 주변 사람들에게 희망이 되었다.

그녀가 나에게 해준 마지막 말이 아직도 기억난다.

“전 내일도 살아갈 거예요. 그러니까, 기자님도 좋은 기사 많이 써주세요.”

그녀는 결국 세상을 떠났지만, 나는 그녀가 남긴 희망을 글로 남겼다. 그녀가 한 말처럼, 삶은 계속된다. 그리고 우리는 매일 더 나아질 수 있다.


나는 상처받은 이들에게 작은 위로를,
넘어져 있는 사람들에게 다시 일어설 용기를,
그리고 삶을 살아가는 모두에게 희망을 전하고 싶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글을 쓴다.


누군가에게 닿기를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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