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끝이 차가웠다. 아니, 손끝만이 아니라 온몸이 얼어붙은 것 같았다.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다가, 무심코 테이블 위의 커피잔을 손으로 감쌌다. 따뜻했다. 뜨겁지도 않고, 미지근하지도 않은 딱 그 온도.
우리는 하루하루 바쁘게 뛰어다닌다. 주어진 일들을 해내느라, 기대에 부응하느라, 스스로를 몰아붙이고 있다.
우리는 하루하루를 버티는 것에 급급하고 있다.
몸이 힘든 것보다 더 힘들었던 건, 마음이 쉬지 못했다는 것.
머릿속은 늘 복잡하고, 마음은 조용할 틈이 없다. 늘 뭔가를 고민하고, 걱정하고, 후회한다.
그러다 이날 아침, 커피 한 잔의 온기가 마음에 닿는 순간이 찾아왔다.
이렇게 따뜻한 걸, 왜 이제야 느꼈을까.
평소처럼 마시던 커피인데, 오늘따라 더 깊이 스며들었다. 손끝에서 전해진 온기가 가슴까지 퍼지는 느낌이었다.
커피 잔을 들고 조용히 숨을 들이마셨다. 커피 향이 코끝을 스쳤다. 그리고 아주 오랜만에, 마음이 편해졌다.
사실, 별다른 이유는 없었다. 단순히 커피 한 잔을 마시면서, 조금 멈추는 순간이 필요했던 것뿐이었다. 늘 앞만 보고 달리느라, 나를 돌보는 시간을 잊고 있었다.
어쩌면 우리는 너무 많은 것들을 짊어지고 살고있다.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부담, 완벽해야 한다는 압박, 그리고 현대 사회의 끝없는 비교와 경쟁.
이런 사회에서 “ㅇㅇ아 괜찮아?”라고 내 자신에게 질문을 할 여유조차 없이 서서히 지쳐간다.
그런데 오늘 마신 커피 한 잔이, 그 질문을 대신 던졌다.
“괜찮아?”
“조금은 쉬어가도 돼.”
나는 천천히 커피를 삼켰다. 그리고 그 온기가, 내 마음 속까지 데워주는 걸 느꼈다.
오늘도 커피를 마시고 있는 당신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괜찮아, 조금 더 쉬어가도 돼. 오늘은 커피 한 잔에서 평화를 찾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