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2024년이 끝나려면 한 달이 남았지만, 더는 책을 읽지 않을 계획이라 이쯤에서 올해 읽은 책을 정리하고, 감명 깊었던 책과 그 이유를 정리해보려고 한다.
2023년: 19권
2024년: 49권
작년과 올해 모두 나에게 그리 도전적인 시기는 아니었다. 그래도 작년에 비해 올해는 조금 더 나아졌다고 생각되는 몇 가지가 있는데, 그중 하나가 독서이다. 작년엔 19권의 책을 읽었다. 아마 근 6년간 가장 적은 독서량으로 마무리했던 것 같다. 책 읽을 시간이 없을 만큼 바빠서 그런 것이 아니라, 작년은 나에게 가장 한가한 해였다. 재테크 공부로 하루하루를 달려가던 과거와 달리 모든 걸 손에서 놓게 된 후엔 책도 손에서 놓았다. 작년 한 해 동안, 만약 넷플릭스 시청 기록으로 순위를 매긴다면 Top 순위권에 내가 들지 않았을까 싶다. 목적 없는 여유로움은 책을 읽을 정신적 여유조차 허락하지 않았다. 피폐했고 공허했다. 그 공허함을 채우는 건 넷플릭스뿐이었다.
그러다 올해 새로운 도전을 했다. 나만의 브랜드를 만들고 싶어 작게 온라인 판매를 시작했다. 작게 시작했기 때문에 작게 실패했다. 올해 초에 시작해서 지난달에 사업자를 정리했다. 정말 소소하게 했음에도 하루에도 열 번씩 마음이 들떴다가 차갑게 식는 경험을 했다. 사소한 요인들 하나에도 쩔쩔매는 내가 너무 한심하게 느껴졌다. 금방 돈을 벌 수 있으리라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일까, 아니면 내 생각의 그릇이 너무 작았기 때문일까? 계속 제자리걸음이었는데, 그게 또 너무 답답했다.
‘내가 뭘 잘못하고 있는 거지? 여기서 도대체 뭘 더 해야 하는 걸까?’
이런 고민을 하면서 사업과 자기계발 관련 서적을 정말 많이 찾아 읽었다. 그렇게 올해는 읽는 책의 스펙트럼이 달라졌다.2018년부터 2022년까지 약 5년 동안 주로 자기계발서와 부동산 서적을 읽었다면, 이제는 사업과 장사에 대한 책을 읽고 있다. 그리고 중간중간 멘탈이 흔들려 잘 지속되지 않을 때는 자기계발서를 추가로 읽었다. 그중 나에게 정말 도움이 되었고, 두고두고 읽기 위해 구매까지 했던 책을 꼽아보려고 한다.
결정, 흔들리지 않고 마음먹은 대로_애니듀크
"회장님의 성공의 비결은 무엇입니까?"
회장은 인자한 목소리로 담담히 말문을 열었다.
"두 단어로 말할 수 있다오. 현명한 결정"
"그럼 회장님께선 어떻게 현명한 결정을 내리시나요?"
"이건 한 단어로도 답할 수 있지. 바로 경험이오"
"그렇다면 무엇을 통해 경험을 쌓으셨나요??"
"다시 두 단어로 답할 수 있겠구려, 나쁜 결정"
두려움 때문에 해야 할 일이 있음에도 실행에 옮기지 않던 시기가 있었다. 그때 이 책을 읽고 마음을 다잡는 데 도움을 받았다.
“우리는 우리의 미래가 지나치게 찬란할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다. 현재는 별것 아닌 것으로 치부하면서.”
미래에 대한 지나친 기대는 아예 결정을 내리지 않는 것을 택한다. 찬란한 미래를 지금 내 결정이 망칠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내가 정확히 이런 이유에서 한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했다. 선택 하나를 잘못 하는 순간 모든게 끝날 것 같았다. 이 시기에 만났던 이 책은 인생은 결국 베팅싸움이라는 것을 알려준 책이었다.
"아는 것이었던걸 실행(결정)을 통해 이해하고 지속해서 같은 결과를 낼 때까지 반복한다"
아는 것 —>
아는 것은 결코 진실이 아님을 인식한다. 그래서 베팅을 해본다.
—> 실행을 통해 결과물을 본다. 그리고 이제 이걸 이해한다.
—> 지속해서 같은 결과를 내면 설명할 수 있는 단계가 된다.
마음 지구력_윤홍균
생각이 많은 것이 생각이 깊은 것을 의미하진 않는다.
잡초가 생겼을 떄 바로 뽑아버리는 사람도 있지만 중요하지 않은 문제로 고민하다가 농사를 망쳐버리는 사람도 있다. 생각의 차이는 문제 해결 능력에도 큰 차이를 보인다.
해야 할 일이 있음에도 미뤄두고 책에만 도피하듯 빠져 있던 시기에 만난 책이다. 책은 나에게 안식처이자 도피처였다. 한 권의 책에서 배운 것을 필사하고는 치워버리고, 또 다음 책으로 넘어갔다. 읽었던 책들이 경험으로 쌓이지 않고 모래알처럼 부서졌고, 그저 노션의 한 구석에 다시 읽지 않을 파일로 정리되었다. 이 시기에 이 책에서 나에게 뼈 때리는 말을 했다. "이제 그만 생각하고 해야할 일을 해야한다."
마케팅 관련 책
당신의 가격은 틀렸습니다_김유진
1,000원을 더 받고 싶다면 2,000원 만큼, 10,000원을 더 받고 싶다면 20,000원만큼 고객을 더 행복하게 만들 방법을 먼저 고민하세요.
팔지마라, 사게하라_장문정
사랑받는 기업은 ‘좋은 게 좋은 거’라며 맘씨 좋은 이웃처럼 푸근하고 정겨운 느낌을 주지 않는다. 오히려 독수리마냥 날카로운 눈빛으로 고객을 바라본다. 고객의 사소한 부분도 놓치지 않기 위해서이다.
김유진, 장문정 님의 책. 둘 다 우리나라 마케팅 분야에서 유명한 분들인데, 책을 읽어보면 스킬보다도 마음가짐에서 배울 점이 훨씬 많다는 것을 알게 된다. 올해 읽은 마케팅 분야 책 중에서는 이 두 권이 딱 내 수준에 맞고, 바로 적용해 볼 수 있을 만큼 쉽게 설명되어 있어 좋았다.
그리고 올해 9월부터 '윤소정의 생각 구독'을 구독해 매월 읽어보기 시작했다. 월말에 칼럼 형식으로 한 달 동안 정리한 생각을 글로 옮겨 전달해 주는데, 구독하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는 앞서나간 사업가의 이야기인 줄 알고 구독을 시작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아직도 성장 중이고, 고군분투하며 치열하게 고민하는 현재 진행형의 사업가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좋았다. 비록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고민들을 직접 물어볼 순 없지만, 그녀의 발자취를 쫓으며 "그녀도 나와 똑같은 생각을 했구나" 하고 위로를 받는 순간이 문득문득 생긴다.그녀의 모든 유튜브를 정주행하고, 글을 구독하며 읽다가 이제는 팬이 되었다. 닮고 싶은 어른을 글과 영상으로 만날 수 있다는 건, 이 시대에 태어난 덕분에 누릴 수 있는 행운이라 생각한다.
올해 책은 이렇게 마무리했다. 내년에는 읽는 책을 20권 이내로 줄여볼 생각이다. 읽었던 책 중에서 사업에 도움이 되는 책을 선별해 다시 읽고, 정리하는 시간을 가져보려고 한다. 읽었던 텍스트의 양이 나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던 한 해였다. 책도 어느 순간 나에게 '유튜브'와 다를 바 없었다. 한 번 보고 끝. 읽을 땐 열정에 불타오르다가 치워버리면 끝인, 그런 소비재일 뿐이었다. 그래서 내년에는 읽는 책의 양을 줄이고, 행동으로 옮겼던 일들에 대한 결과를 글로 기록하여 이해하는 연습을 더 많이 해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