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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 성공의 비밀 무기?

종교가 없는 사람이 생각하는 신앙이 사람의 생각에 미치는 영향

by Lablife


나는 종교가 없다. 그래서 이와 관련된 모든 주제에 대해 지금까지 큰 관심을 갖지 않았다. 그러던 나에게, 신의 존재를 믿는 사람과 아닌 사람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라는 질문을 막연히 생각하게 된 사건이 있었다.


며칠 전, 친한 지인들을 만났다. 열 명 중 한 명을 제외하고 모두 종교가 없었다. 그런데 무교였던 9명 중 어떤 분이 "난 종교는 없지만 신의 존재는 믿는다"라는 얘기를 하며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지금도 볼쪽에 살짝 흉터가 남아있는데, 아주 어렸을 적에 횡단보도 아래 떨어진 물건을 주우려다가 트럭이 스쳐 지나가면서 생긴 상처라고 했다. 그땐 정신이 없어 몰랐는데 죽을 수도 있었던 그 순간 누군가 자기를 살짝 뒤로 밀쳤던 느낌이 났다고 했다. 종교 활동은 하지 않지만 어렴풋이 신이라는 존재가 정말 있다고 생각하게 된 계기라고 말해주었다.


성공한 많은 이들, 그리고 연예인들의 시상식에서 우리는 "주님에게 감사하다"라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 이런 말을 접할 때마다 "인간이 성장하고 무언가를 성취하는 데에 있어 초월적인 존재를 믿는 것이 정말 도움이 되는가?"라는 생각을 하곤 한다.


초월적인 존재, 믿음에는 아래와 같은 것들이 있을 것 같다.

종교: 신의 존재

예언: 타로, 신점, 점성술

꿈: 예지몽, 태몽


어머니도 가끔 터무니없이 "너는 조상이 도와서 괜찮아"라고 얘기할 때가 있다. 그런 말을 어디서 듣고 왔냐 물어보니 신점을 보고 왔단다. 당시 어머니는 잠깐 천주교 신자셨는데, 나에게 당당히도 이런 얘기를 하셨다. 내가 알기론 그게 어머니의 처음이자 마지막 신점이었는데, 이 믿음이 얼마나 강력한지 내가 무언가 잘되거나 잘 안 될 때마다 나에게 '조상신' 이야기를 꺼내곤 했다.


어쩌면 이것도 끌어당김, 시크릿과 같은 것과 맥을 같이하는 것인가 싶다. 내가 믿으면 정말 이루어진다고 말하는 양자 물리학, 시크릿과 같은 이야기들과 한 궤를 같이하는 것이 아닐까?


김승호 회장의 책 [김밥파는 CEO]에서도 그런 비슷한 일화가 나온다. 점성술사(?)처럼 위장하여 랜덤으로 한 어머니께 "저 아이는 나중에 크게 될 아이니 사업을 시작하거든 나를 찾아오라"고 말한 적이 있다고 한다. (참고로 그는 종교가 없다고 했다.) 그럼 그 어머니는 들떠서 자기 아들이 크게 대성할 운명을 타고났다고 말하러 가겠지?

그가 이렇게 한 데에는 배경이 있다. 김승호 회장의 어머니는 태몽에서 그의 아들이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연설하는 태몽을 꾸었다 한다. 그 이야기를 듣고 자란 그는 자신이 나중에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강연하는 교수나 종교 지도자가 될 거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 믿음 때문이었을까, 김승호 회장은 사업가에서 이제는 사업가들을 가르치고 강연을 하는 사람으로 수많은 사람들 앞에 선다. 어렸을 때의 그 믿음이 지속된다는걸 알기 때문에 그는 이런 활동을 즐겨 한다고 얘기했다.


신앙, 특정 존재에 대한 믿음이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경우도 있지만, 개인의 신념 체계, 사회적 환경, 신앙의 방식에 따라 결과는 매우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신앙 그 자체가 성공이나 행복의 필수 조건인가 아닌가에 대해 굉장히 많은 의견들이 오고 가지만, 딱히 답을 내리기는 어려울 것 같다.


그럼에도 스스로에게 질문이 생긴다. 아무리 믿고 싶어도 절대 신의 존재조차 경험해보지 못하고, 잘난 태몽조차 없었던 나 같은 사람은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없는 건가?


물론 스스로에 대한 확신으로 항상 가득찬 사람도 있겠지만 난 이렇게 멘탈이 강한 사람이 아니었다. 오랜 고민 끝에 나는 이걸 '멘토'를 만들어야 하는 이유라고 봤다. 세상엔 내가 가고 싶은 길을 먼저 앞서간 사람들이 정말 많다.


가족을 꾸리는 것

경제적으로 더 나아지는 것

조직에 도움이 되는 것

사회 공동체에 도움이 되는 것


다양한 영역에서 잘 해내고 있는 사람이 있고, 그 사람의 가치관이 나에게 맞는다면 그걸 베끼면 된다. 그 사람의 모든 것을 모방하다 보면 그처럼 될 수 있다는 믿음이 싹트기 시작한다. 그래서 모방 심리를 잘 이용하는 사람은 그만의 새로운 종교를 만들기도 하고 고액 강의로 돈을 갈취하기도 한다.


얘기가 잠깐 샜지만, 멘토를 찾는 가장 안전하고도 빠른 길은 책일 것이다. 수많은 책 속에 이미 멘토는 존재한다. 저자의 행동과 가치관을 모두 내재화하여 따라하게 되면 어느 순간 스스로의 믿음이 서게 되는 시점이 올 것이다. 나라는 존재가 유일무이하고 무엇이든 될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을 깨닫는 순간 종교적 믿음, 초월적 신앙 없이 스스로 단단히 설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김승호 회장이 그 믿음이 단단해졌을 때 교회에 가는 것을 멈췄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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