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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복

엄마의 행복

by Lablife

저녁 퇴근길에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었다. 대중없지만 일주일에 2,3번은 통화한다. 놓치지 않고 최소 한 번 이상은 하려고 하는 편이다. 이날도 퇴근 후에 집에서 쉬면서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다. 예전엔 특별한 일 없어도 먼저 나에게 전화를 거셨는데 결혼 후엔 그러지 않으셨다. 내가 먼저 전화를 걸지 않는 이상, 전화할 일이 없다. 그런 엄마가 어젠 전화를 받자마자 이런 말을 한다.


“엄마 복 받았네~”

“왜 엄마, 좋은 일 있어?”

“너한테 전화오기 전에 네 오빠한테도 전화 왔거든. 아들 딸이 전화해 주는 게 내 복이지”

생각난 김에 하는 전화도 복이라고 말하는 어머니.


전화 끊을 때마다

“전화해줘서 고마워! “

엄마는 늘 고마움을 전한다. 본가에 들렀다가 서울 가는 길에도 늘 카톡이 와있다.

“조심히 돌아갔니? 와줘서 고마워~”


나도 아이계획을 갖고 있지만 한편으론 그런 생각이 든다. 어머니가 나에게 하듯 무한히 아이에게 감사하고 사랑을 줄 수 있을까. 내 기억 속에 어머니가 나에게 화를 낸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지금 이 나이가 되어도, 결혼을 해도 본가에 가면 나는 여전히 아깝고 귀한 딸이어서 손에 물 한 방울 묻히지 않게 한다. 아직도 홈쇼핑 보다가 예쁜 옷은 주문해서 날 입힌다. 내가 철없을 적 독신으로 살겠다 말하자 나에게 그런 말도 했다.


“결혼은 안 해도 애는 있어야지. 너 같은 딸 낳으면 얼마나 행복한데. 애 낳아오기만 해. 내가 다 키워줄게 “


엄마도 일하느라 바쁘고 그냥 하는 말이라는 걸 알아도, 이렇게까지 자식에 대한 애정이 넘치는 어머니가 가끔은 신기하다. 어느 날은 남편이 나에게 그런 말도 했다.

“장모님은 신기해. 말을 정말 예쁘게 하셔. 근데 더 신기한 건 뭔 줄 알아? 넌 그런 어머니를 안 닮았다는 거야. “

돌려 까기 장인이다. 어머니 칭찬을 해줘서 고맙다고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모르겠다. 어찌 되었든, 이런 어머니 밑에서 자란 나는 운이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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