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마음으로 보러 가는 건지 정리해 보기
마지막으로 사주를 보러 간 건 8년 전, 회사에 막 입사할 때였다. 그 이후 정말 오랜만에 사주를 보러 간다.
(사실 그때 해준 얘기는 다 맞지 않았다...
그 때 아마 내가 연하남편과 결혼할 거라했지.? 지금은 연상 남편과 살고있다. )
평일 회사를 쉬는 날 사주집 앞 카페에 자리를 앉아 지금 이 글을 쓴다. 내가 사는 곳에서 30분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이곳은 얼마 전 친구가 알려준 곳이다.
사주집을 추천해 준 친구는 사주를 절대 믿지 않는 극 T다. 근데 얼마 전 친구 중에 한 명이 사주를 예약해 뒀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다녀왔다고 한다. 근데 과거 얘기들이 소름 돋게 들어맞아서 나에게 추천을 해준 것이었다. 미래는 몰라도 과거는 잘 맞출 것 같으니 궁금하면 가보라는 것이었다.
원래 사주를 안 믿는 친구가 그런 말을 해주니 신기해서 몇 달 전부터 갈까? 말까? 하다가 마침 평일에 시간이 나서 혼자 예약을 잡고 왔다. 겸사겸사 사주집 근처에 카페에서 할 일을 하다가 사주를 본 뒤에 밀린 업무를 하기 위해 회사에 복귀할 예정이다. ( 오늘은 근무날이 아니지만, 요즘 업무 강도는 정말.. 상상을 초월한다. )
나는 왜 사주를 보러 왔을까?
재미로 보는 거라지만 스스로 확신이 서지 않고 결정을 내릴까 말까 불안함이 밀려올 때, 내 삶은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 걸까? 누군가에게 물어보고 싶어 질 때가 있다. 요즘이 딱 그런 시기였다.
최근 부업으로 월급을 뛰어넘는 수익을 몇 달 올리다가 다시 초창기처럼 수입이 쭉 떨어지고 있다. 사실 노력대비 수입이 많아서 그게 더 이상한 거였는데 잘되었던 때의 기억을 안고 다시 기본부터 시작하려니 속이 살짝 쓰린 상태였다.
다른 방향을 찾아야 하나? 생각하고 있는 중에 사주가 생각났다. 재미로 보는 거라고 하지만 그 이면엔 스스로 어떻게 나아갈지조차 방향을 못 잡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GPT로 사주를 볼 수 있지만 이런 데를 찾는 건 2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 누군가 경험한 후 추천했기 때문이다. 지금은 정말 리뷰가 없으면 안 되는 세상이다. 나는 리뷰가 없는 곳은 아예 방문하지 않는다. 무플이 악플보다 무섭다고.
두 번째, 전문가라고 생각되는 사람을 더 찾게 된다.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에 사람들은 더 전문가에게 의존할 것이라는 내용을 책을 통해 접한 적이 있다. 내가 딱 그런 것 같았다. 돈은 좀 더 들더라도 시간을 절약하고 실패를 피하고 싶은 마음..?
여러 이유를 댔지만 그냥 좀 좋은 얘기를 듣고 싶어 온 것 같다. 스스로에게 말해줄 자신이 없으니,
"너 잘하고 있고 앞으로도 확신을 갖고 나아가라고"
이렇게 글을 쓰고 2시간 뒤 사주를 보고 와서 후기를 다시 작성할 예정이다.
원래 사주 보기 전/후가 마음이 어땠는지 정리하기 위해, 그리고 앞으로 다시는 이런 마음으로 사주를 찾지는 말자는 마음을 먹게 되는 계기가 될 수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