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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란 테스트기의 오류(임신 준비 3개월 차)

배란 테스트기만으로 끝낼 수 있을 줄 알았지..

by Lablife

임신 시도 3개월 차로 접어들었다. 배란 예정일보다 5일이나 빠른 아침, 뭔가 느낌이 이상해서 아침에 배란 테스트기를 했는데 배란테스트기에 선명한 2줄이 그어졌다. 뭔가 이상함을 느낀 남편이 배란 테스트기 설명서를 읽는데 배란 테스트기는 임신 테스트기와 달리 아침 첫 소변으로 테스트하는 게 아니라고 적혀있었다.

(매뉴얼이나 설명서 꼭 안 읽는 사람이 있는데 그게 나다. 자기 고집대로 하는 사람..)


나도 에이 뭔가 잘못되었겠지.. 하고 그날 저녁 8시 퇴근 후 다시 시도했는데 이땐 더 선명한 두줄, 양성반응이었다. 배란테스트기의 2줄은 배란이 임박했음을 알리는 것이며 이 2줄을 본 날부터 연속 3일의 시도를 권장한다. 일단 테스트기로 배란일이라고 하니, 숙제처럼 일을 치르고 다음날 다행히 평일이어서 산부인과에 방문했다. 벌써 두 번째 방문이었다. 저번 방문 때에는 배란 예정일보다 일주일 먼저 갔는데 배란까지 한참 남아서 초음파를 봐도 전혀 소용이 없었다. 그래서 배란 예정일 3일 정도 전에 다시 오라고 선생님이 얘기했지만 그땐 해외여행 중이었기 때문에 다시 방문하지 않았다.


이번엔 과연 어땠을까? 초음파로 확인해 보니 배란이 안되었다고 한다. 간혹 이렇게 배란테스트기가 잘못 결과가 나오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상상 임신처럼 상상 배란인 건가..

하지만 저번에 배란 예정 임박해서 다시 오라고 했던 것처럼 이번엔 날짜를 제대로 맞춰 간 것 같았다. 예상 배란일 4일 전에 방문한 거였는데 이때에는 저번과 달리 다시 방문하란 말은 하지 않고 언제 시도해야 하는지 말씀해 주셨다.


여기서 새롭게 알게 된 사실, 연속으로 매일 하지 말라고 하셨다. 정자의 질이 좋지 않을뿐더러 소용도 없다고.

다음부턴 배란 테스트기로도 한 번 확인해 보고 산부인과 방문해서 동일하게 날짜를 받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사실 다음이 없으면 제일 좋겠지만...


요즘 매일 같은 야근으로 퇴근하면 남편 자는 모습만 보고 있다. 며칠 동안은 대화를 나누지도 못했다. 임신이 안 되는 게 늘 지친 몸을 이끌고 퇴근하는 내 상태 때문인 건지는 모르겠지만 이제 나는 단 하나는 확실하게 할 것이다. 준비 기간 중 나를 혹사시키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임신 준비 5개월 전부턴 술과 커피를 끊었고 본격적으로 시도하던 때엔 3개월 전부터는 헬스장도 더 이상 다니지 않았다. 격한 운동이 오히려 임신에 해를 끼칠 것 같았기 때문이다. 다시 시도한다면 임신이 세상 전부인 양 평소 하던 루틴을 끊고 스스로를 괴롭게 하는 짓은 하지 않으려고 한다. 오히려 이렇게 철저히 계획하고 시도하니 더 간절해지고 오히려 스트레스만 쌓여갔다. 그냥 늘 하던 것처럼 즐기던 운동을 계속하고, 먹고 싶은 맛있는 걸 먹으며 행복하게 기다리기로 했다.

생각보다 찾아오는데 시간이 걸리는 작은 생명을 맞이하는 과정이 행복해야 하지 않겠는가. 그래야 작은 생명도 행복하게 우릴 찾아올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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