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기가 생겨 사주와 정말 반대된 삶을 살아보기로 결심했다.
사람이 태어난 날과 시간으로 모든 사람의 운명이 같아야 한다는 건데 그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근데 그걸 알면서도 사주집을 찾아간 내가, 너무 한심했다.
듣고 싶지 않은 얘기만 잔뜩 들었고 오히려 오기가 생겼다. 이 사주와 완전히 반대된 삶을 꾸려나가겠다고.
내가 하고 싶은 일, 계획한 일을 잘 해낼 수 있을까? 걱정하며 물으러 간 것이 무색하게도 나에게 지금은 아기를 낳을 때까지 아무것도 하지 말란다. 모든 건 운과 때가 있으니까.
나는 사람의 잘될 운명에는 ‘운‘이 따른 다는 것에 한 치의 의심도 없이 믿는 사람이다. 그러면 운때가 맞을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가? 그건 절대 아니라고 생각한다.
어느 책에서 본 적이 있는데, ’ 운‘이란 새로운 시도를 ‘반복’하는 그 자체를 의미한다고 한다. 늘 같은 행동만 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시도를 꾸준히 하며 늘 익숙한 것에서 벗어날 때 그럴 때 운이 닿으면 성공할 수 있다. 하지만 실패해도 뭐 어떠랴. 시도의 과정 자체의 의미를 두면 되는 것을.
내가 오늘 들은 얘기는, 애기가 태어나고 그 애기가 복을 갖고 태어나니 그때까진 그냥 나에게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아직 잉태되지도 않은 생명인데... 마치 자식 덕 보려고 기다리는 부모가 된 기분이었다.
사주집을 나오며 한 가지 결심을 했다. 내 자식은 나처럼 스스로 결정하지 못해 자신의 선택을 남에게 맡기는 이런 결정을 하게끔 만들지 않겠다고. 이를 위해선 나부터 바뀌어야 했다. 한 번 결정 내린 것은 느리더라도 꾸준히 실천해 나가는 사람이 되겠다고. 훗날 그게 좋지 않은 결과로 돌아온다 해도 스스로 혼자 무소의 뿔처럼 나아갈 것이다.
2025년 7월 25일, 내 인생 마지막 사주를 보며.
아,10월에 애기가 생긴다는데.. 이건 두고 보고 보겠다.
노량진에 위치했던 다소 내겐 멀었던 사주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