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다음엔 반드시 긍정적인 말을 하자
결혼 후 처음으로 우리 집 가훈을 정했다.
'부정적인 말을 하면, 그다음엔 반드시 긍정적인 말을 하자.'
이 간단한 문장이야말로, 지금 이 순간에 감사하는 가장 쉬운 방법이라는 것.
최근 읽은 책에서 이 방법을 발견했고, 추석 연휴 내내 실천해보고 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별일도 아닌 상황에서 순간적인 감정 때문에 부정적인 말이 먼저 튀어나온다는 것.
두려움, 분노, 짜증.
무의식적으로 내뱉은 그 말은 오히려 감정을 더 격하게 만들고, 사소한 상황을 부정적인 문제로 키우곤 한다.
정말 아무 일도 아니었는데 말이다.
요즘 입덧 때문에 속이 더부룩하고, 하루 종일 체한 것처럼 불편하다.
자꾸 부정적인 감정이 솟아오른다.
돌이켜보니, 내가 가진 것보다 갖지 못한 것에만 집중하고 있었다.
시선을 바꿔 보면, 나는 입덧이 심하지 않아 음식에 큰 제한이 없다.
많이 먹진 못해도, 대부분의 음식을 무리 없이 즐길 수 있다.
그 덕분에 주방이 작다는 이유로 그만뒀던 요리도 다시 시작했다.
밖에서 사 먹으면 남기거나 과식하기 쉬워서, 집에서 적당량을 해 먹기로 한 것이다.
밀키트의 도움을 받고, 에어프라이어도 새로 들여와 요리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덕분에 외식비도 아끼고 버려지는 음식물 쓰레기도 줄었다.
긍정적이면 한 없이 긍정적일 수 있고
반대로 부정적이면 한 없이 부정적일 수 있다.
얼마 전,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 배우 김우빈의 인터뷰를 봤다.
그는 생사를 위협하는 병을 겪은 뒤에도 그 시간이 두려우면서도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항상 좋기만 한 일도, 항상 나쁘기만 한 일도 없는 것 같아요."
그의 말이 마음에 남았다.
그가 그 마음을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은 '감사일기'였다.
김우빈은 배우 일을 시작한 뒤 10년 넘게 감사일기를 써오고 있다고 했다.
예전에는 특별하거나 거창한 일들 위주로 적었다면,
요즘엔 마주 앉아 대화하는 사람의 눈을 한 번 더 바라보고,
매일 하던 일을 잘 마무리하는 것에 감사함을 느낀다고 했다.
일상은 돌이켜보면 소중한 것들로 가득하다는 것.
그의 인터뷰를 통해 당연한 줄 알았던 순간들이 결코 당연한 것이 아니었음을 새삼 깨닫는다.
정말 멋진 배우, 김우빈.
그리고 나도 이제, 사소한 고마움을 놓치지 않고 살아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