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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주의를 고치는 법

완벽주의는 뿌리깊은 병과 같다.

by Lablife

나는 완벽주의자를 이렇게 정의하고 싶다.
자기 자신을 아낄 줄 모르는 사람.


그리고, 나는 바로 그런 사람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있었다.

연말 고과 시즌이 되자, 회사에서는 자기 자신을 어필하는 메일을 보내라고 했다.

올해 초, 회사 일이 너무 바빴다. 몸도 마음도 무너져 내렸다.

진급이 걸린 중요한 시기였지만, 나는 그럼에도 그 메일을 보내지 않았다.


완벽주의자는 자기가 하는 일을 사소하게 여긴다.

별거 아닌 일이라고 치부한다. 그래서 드러내지 않는다.일이 많았지만 그 정도는 누구나 다 하는 거라고 생각했다.


그 메일을 보내지 않았음을 안 내 상사는 이런 말을 했다.
“OO님은 일을 많이 하는데, 그걸 별거 아닌 걸로 생각하는 것 같아요.”
그 말을 듣고 생각했다.


나는 늘 내가 부족한 사람이라고 믿어는데 돌이켜보면, 진짜 부족했던 건 자신감이었다.


해야 할 일들이 머릿속에서 뒤엉켰고,
현실보다 상상 속의 일들이 더 크고 무겁게 느껴졌다.
그것들을 다 이뤄내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 만족할 줄 모르는 사람. 그게 바로 나였다.

어느 순간, 내 모습이 안타깝고 딱하게 느껴졌다.


내가 즐겨보는 '유 퀴즈'에 ‘미루는 사람’을 연구한 교수님이 나왔다.
그 교수님은 말했다.


“미루는 사람은 보통 결과를 늦게 확인하고 싶은 완벽주의자다.
이들은 목표한 일을 끝내도 그 목표가 작다고 생각해서 만족하지 못한다.”

딱 내 얘기였다.


그래서 요즘 나를 좀 더 아껴주려고 노력 중이다.
매일의 일상을 사랑하는 내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하루에도 몇 번씩 깨닫기 위해 노력 중이다.


아침에 일어나 요가를 하고,
사랑하는 남편의 눈을 한 번 더 바라보고,
뱃속의 아이를 소중히 여기듯, 나 자신을 아끼려 한다.

먹는 것 하나도, 몸에 좋은 것만 골라 먹여주려 한다.좋은 음악을 들려주고, 깨끗한 속옷을 스스로에게 선물한다.
나에게.


조금 더, 나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되기를.
오늘도 한 발자국 더 나아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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