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무주의자들이여, 축하드립니다

by 바오

무관심한 우주의 먼지 속에서, 38억 년에 걸친 화학 반응 끝에 마침내 자기 자신의 존재를 인식하고, 그 존재의 의미를 묻는 의식이 탄생했습니다. 이 행성 위를 스쳐 간 수많은 생명체 가운데, 그 질문을 던질 수 있었던 종은 단 하나뿐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단 하나의 종 안에서도, 그 질문은 오랫동안 허락되지 않았습니다.


인류 문명의 오랜 시간 동안 의미는 개인이 선택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왕이 부여했고, 종교가 선포했고, 국가가 주입했습니다.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지, 무엇을 믿어야 하는지, 무엇을 위해 죽어야 하는지까지 이미 정해져 있었습니다. 의심은 죄가 되었고, 질문은 위험했습니다. 그러므로 사회가 건네준 의미가 진리가 아니었음을 스스로 깨달았다는 것은 단순한 혼란이 아닙니다. 그것은 인류 역사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끝내 허락되지 않았던 인식이며, 비로소 주어진 의미에 복종하지 않아도 되는 해방의 자리에 서게 된 것입니다.


생각해보면 이것은 놀라운 일입니다. 저는 배가 고프지 않아도 새벽에 아이스크림을 먹을 수 있고, 아무도 시키지 않았는데 밤에 글을 써서 사람들과 나눌 수 있으며, 마음만 먹으면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도시로 떠날 수도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이 생존을 위해서가 아니라 오직 자신의 선택으로 가능하다는 사실 자체가, 인류사의 어떤 군주조차 온전히 누리지 못했던 자유입니다. 그리고 앞으로 기술이 가져올 번영은 그 자유의 범위를 지금보다 훨씬 더 넓혀놓을 것입니다.


이 자유가 영원하리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과거에는 왕과 교회가 의미를 독점했다면, 미래에는 더 정교한 기술과 이데올로기가 그것을 다시 회수하려 들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지금 이 순간은 더욱 소중합니다. 의미가 처음부터 주어져 있지 않다는 사실은 우리를 허무 앞에 세웁니다. 그러나 바로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누구의 대본에도 완전히 복종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것은 결핍이 아니라, 아직 아무도 대신 써주지 않은 삶의 여백입니다. 그 여백이 바로 무한한 창조의 출발점입니다. 당신은 유례없는 시대를 살아가는 경이로운 존재입니다. 그러니 누구의 허락도 기다리지 말고, 마음껏 당신의 삶을 누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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