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사과

#12. 풍요로운 인생을 위한 "일상의 발견"! - 열두 번째 에피소드

by 김기병

가을의 끝자락이 오고,

날씨가 차가워지기 시작하면...


우리 집은 크리스마스 선물처럼,

기다려지는 과일이 있다.


그 과일은 바로,

'아버지의 사과'이다.

올해도,

청송의 작은 밭에는...

변함없이 '아버지의 사과'가 열렸고,


아버지는 서울에 있는 자식과 손주들에게,

그 귀한 사과를 정성껏 보내 주신다.




'아버지의 사과'는 정말 맛있다!


청송 사과는...

얼음골 사과라 불리는 부사로,

예로부터 그 맛이 일품(一品)이다.


청송의 깊은 산속,

아버지의 작은 밭은...

1,000평 남짓한 규모이다.


밭의 주인은 아버지이고,

핵심 조력자는 어머니다.


300주 정도의 사과나무는...

그렇게 두 분의 살뜰한 보살핌을 받으며,

해마다 우리에게 소중한 열매를 선물해 준다.


청송 사과밭의 큰 일교차는...

사과의 육질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

한 잎 베어 물었을 때,

사과의 아삭한 식감을 배가(倍加)시킨다.


'아버지의 사과'는 반으로 잘랐을 때...

잘린 단면에 꿀이 보일 때가 있을 정도로,

그 어떤 과일보다...

달콤한 맛을 느껴 볼 수 있다.


아마 내가 알기론,

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사과임에 틀림이 없다!




사과가 유난히 많이 열릴 때는...

우리와 동생네 가족,

사돈과 친척들이 총동원된다.


사과를 따기 위해, 청송으로 달려가면...

모꼬지(놀이나 잔치)가 시작된다.


나무마다 주렁주렁 열린 많은 사과는,

집안사람들이 모두 나누어 먹기에 부족함이 없다.


그래도 충분한 사과가 남으면,

서울의 각지(各地)로 택배로 올라가기도 한다.

사과를 따는 날은,

아이들에겐 즐거운 소풍(逍風) 날이다.

키가 닿지 않은 사과 열매는...

긴 집개를 이용해서 따고,

그렇게 딴 사과는 수레로 실어 나른다.


가끔 사과를 실어 나르는 수레는,

아이들의 훌륭한 장난감이 되어주기도 한다^^

아이들은 사과 따기 체험을 하며,

그렇게 신나게 하루를 즐긴다.


아이들의 밝은 표정을 보면,

힘든 일도 절로 잊히는 거 같다.




아이들은 도시에서 벗어나, 자연에서 놀고...

사돈네와 친척들은 나무마다 열린 사과를 따고...

자식들은 바구니마다 가득 딴 사과를 실어 나르고,

부모님은 모아진 사과 꼭지를 따서 갈무리한다.


사과를 수확(收穫)하는 일은 생각보다 힘들다.

300주에서 열리는 많은 사과가 모이면,

그 무게도 무겁고, 손이 많이 간다.


우리들은 1년에 한 번,

사과 따는 것만도 이렇게 힘이 드는데...


부모님은 이 사과를 키우기 위해,

더 힘든 일들도 척척 해내신다.


묘목을 심어, 나무를 키우고...

열매가 잘 자랄 수 있도록 잡초를 제거하고~


달콤한 열매가,

병충해나 날짐승에 피해를 입지 않도록...

약도 쳐야 하고~ 은박 포일도 깔아야 하는 등

해야 할 일들이 산더미처럼 많다.


그리고 그 모든 힘든 일들을,

1년에 한 번~

자식들에게 맛있는 사과를 보여 줄 수 있기에...

부모님은 묵묵히 견뎌내신다.


아마도 '아버지의 사과'는...

그렇게 자식을 향한 사랑을 듬뿍 담았기에,

다른 어떤 사과보다 맛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사과도 사람과 비슷하다고 한다.

세월의 흐름에 우리가 나이를 먹듯이...

10년의 시간은~

사과나무에도 깊은 주름을 안겨주었다.


지금은 예전처럼...

그렇게 사과가 많이 열리지 않는다고 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사과의 양은 조금씩 줄어들겠지만,

우리 아이들이 오래도록~

할아버지의 사과를 맛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올해는 작년보다 수확량이 적어,

굳이 사과 따러 내려올 필요 없다며,

사과 여섯 박스를 보내주셨다.

아마도 이 사과들은,

우리 가족이 겨우내 먹기에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아버지가 보내주신 사과는...

우리 가족은 물론,

지금도 이맘때쯤이면 그 맛이 생각난다는,

그 사과를 기다리는~ 지인과도 나누어 먹을 것이다.


아버지의 사과에는...

한 해 동안 부모님의 정성(精誠)이 오롯이 배어있다.


자식을 생각하며 소중이 키워온 사과이기에,

우리는 사과의 달콤함과 함께,

변함없는 부모님의 깊은 사랑을 맛본다.




감사합니다!!


올해도 부모님 덕분에...

세상 그 어떤 사과보다 맛있는,

'아버지의 사과'를 맛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항상 건강하세요!!!


아이들이 해마다...

맛있는 "할아버지의 사과"를 맛볼 수 있도록,

오랫동안 사과밭을 지켜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부록] 2025년의 가을... 할아버지와 막내 손녀, 그리고 사과!


- To be continue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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