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기억 16 - 증조할머니

# 지난 하루의 끄적임...

by 김기병
나의 어머니의 어머니,

아이의 할머니의 할머니.


아이들이 증조할머니를 뵈러 간다.


할머니가 있는 대구에서,

증조할머니가 계신 임당까지는...


약 50km, 차로 1시간 정도가 걸린다.


경북 청도군 금천면 임당리는,

할머니가 어렸을 적 학교를 다닌 곳이다.


할머니는 그 시절 국민학교까지 4km의 거리를,

매일 왕복해서 걸어 다니셨단다.


비나 눈이 오는 날에는,

그렇게나 학교가 가기 싫었다고 하신다.



할머니의 중학교 시절...

학교에 가려면 강을 건너야 했단다.


그 시절 아들들에게는 강을 건널 뱃삯이 주어졌고,

딸들에게는 그렇지 않았다고 하셨다.


그렇게 매일 바지를 걷고 강을 건너니,

다리가 부르트지 않은 날이 없었다고...


할머니는 웃으며,

그 시절을 담담히 회상하셨다.



내가 어렸을 적 다녀간 임당은,

많은 것이 변해있었다.


흙길은 포장이 되어있었고,

좁은 다리는 넓게 확장되었다.


아~ 과자 등 주전부리를 살 수 있었던,

다리 건너 왼편에 위치한 구판장은...

아예 없어져 버렸구나.


내가 기억하는 파란 대문은,

세월의 흐름 탓인지...

회색의 대문으로 바뀌어버렸네.


대문을 들어서니,

방의 구조와 마당의 풍경은...

어렴풋한 기억 그대로이다.


딱 하나 화장실의 위치는 바뀌었는데,

구조는 변하지 않았다.


아이들은 증조할머니댁의 푸세식 화장실이 무섭다고,

굳이 마을회관까지 가서 볼일을 본다^^;



아이의 증조할머니는 올해로 95세이시다!


어딘가 다녀오시는 할머니는,

예전 모습 그대로 나를 기억해 주신다!


손자에게 주셨던 따스함을,

증손녀에게 그대로 전해주신다.


예전의 그 인자한 미소로,

당신을 찾은 아이들을 반갑게 맞아주셨다.


아직도 안경 없이 성경책을 읽고,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찬송가를 부르고~

돋보기 없이 바늘에 실을 꿰는 것도 문제없다고 하신다.



오늘 아이들은 증조할머니로부터 용돈을 받았다.


구십오 세의 할머니가 쌈짓돈을 꺼내어,

마치 40년 전 나에게 용돈을 주셨듯이...


아홉 살, 열 살, 열한 살, 열네 살 손녀들에게

하나하나 용돈을 쥐어주신다!


아이의 증조할머니가,

건강해 보이셔서 정말 다행이다.


나의 할머니가 지금처럼,

오랫동안 건강하셨으면 좋겠다^^!


- To be continued -



[오늘 기억 : 2026/2/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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