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마주친 외국인노동자로서의 현실
외국인 노동자 : 우리나라 국적을 갖지 않은 채 돈을 벌기 위하여 우리나라에서 일하는 노동자
나에게 외국인노동자라는 단어는 외국에서 한국으로 일하러 오신 분들 정도의 의미였다. 내가 겪게 될 단어라고 생각하지 못했지만 호주에 온 후 내가 외국인노동자가 되었다는 것을 문득 깨닫게 되었다. 나의 경우는 기술도 없고 영어도 못했기에 조금은? 아니 많이 힘든 생활이 되었다.
카페에서 일할 때 손님에게 대놓고 너 영어 못해? 라면서 무시도 받아보고, 온갖 컴플레인도 걸려보고, 구글 리뷰에 직원이 일을 너무 못한다는 댓글도 달려보았다. 이게 다 영어로 못해서 받았던 대우? 처우? 였었다. 하지만 돌아갈 곳인 한국은 너무 멀다는 것.. 또한 돌아간다는 것이 포기하는 것만 같아 쉽게 돌아갈 수 없다는 것..? 이런 상황도 다 이겨내야 했다. 내가 겪고 느꼈던 것들을 말해본다.
일에 선택권이 없다.
영어가 되지 않으면 직원 및 손님들과 소통이 안되니 시급도 제대로 받지 못한 채 최대한 영어를 쓰지 않는 곳인 식당 주방이나 몸으로 일해야 하는 일을 해야했다. 한국에서는 이런 조건에 일을 절대 하지 않았겠지만 당시엔 뭐든 시켜주세요 심정이 된다. 내가 일을 골라서 하는 게 아닌 내가 할 수 있는 작디 작은 선택지만 존재할 뿐이다.
너 영어 못해?
아직도 기억난다. 커피 주문을 여러가지 옵션을 함께 3배속으로 말해 정말 알아듣기 어려운 주문을 해서 항상 나를 긴장하게 했던 금발의 여자 손님..
다시 말해달라고 하니 나에게 돌아온 질문 “ 너, 영어 못해? 하며 엄청 아니꼬운 얼굴로 말했다.
나는 진짜 가슴에 누가 화살을 쏜 것처럼 속상했지만.. 어.. 난 지금 공부 중이라 잘 못해..라고 말했었지. 이런 말을 들어도 제대로 따질 수도 재치있게 말할 수도 없는 내 자신이 휴..
그날 집 가는 길에 엉엉.. 나도 안다. 현지에서 일을 하려면 언어는 기본인데 그것조차 못하는 것이 말이 안되지..
그렇지만 진짜 현실에게 직접 겪어보니 너무 속상하더라. 살면서 누군가한테 그렇게 대놓고 무시받는 것도 처음이라..
일 외에도 영어를 못하니 무슨 생활은 하나의 퀘스터였던 거 같다. 한국에서는 그저 가서 해보면 되지라는 가벼운 마음을 가질 수 있엇지만 호주에서는 곤란한 상황을 피하고자 미리 알아보고 조사해서 갔기 때문에 조금은 불편함이 있었다. 물론 이것 또한 나의 영어공부였었다.
구글 리뷰
리뷰와 별점이 중요하다는 것을 자영업자들은 알것이다. 어느 날 사장님께서 우리 가게에 낮은 별점과 직원들이 일을 못하고 영어도 못하는데 어떻게 일을 시키냐는 내용의 리뷰가 달린 적이 있다고 말씀해주셨다. 오마갓.. 당시 영어 못하는 직원은 나뿐이기에 분명 내가 서비스를 잘 못해드린 손님인 것이 분명했다. 별점 하나하나가 소중한데 나 때문에 깎이고 안 좋은 리뷰가 남겨진 것에 대해 사장님한테 피해를 끼친 거 같아 죄송스러웠다.
무능력함
이 밖에도 내가 돈을 받고 일하는 입장에서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한다는 점이 스스로 힘들었었다. 뭔가 스스로 무능력한 느낌이 든달까? 내 가치가 작아지는 느낌이기도 하고.
이 나라 국민이 아니라는 점
국민이 아니라는 것은 내가 보호받을 수 있는 법이나 권리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또한 동양인으로서 인종차별도 당해보면서 외국인노동자가 너무 작은 소수자 같았다. 한국에서 내가 한국인으로 살 수 있는 게 좋은 거였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던 순간이었다.
해외에서 생활하는 것이 내 로망이었는데 호주에서 약 1년간 살아보면서 한국이 좋은 곳이구나를 알았다.
한국인이 살기에는 가장 편한 곳인 거 같달까. 모든 언어는 한국어로 되어있고 문제가 생겨도 검색하고 찾아보면서 해결책을 찾을 수 있고, 친구들과 가족들이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내가 해외에서 살려면 한국에서보다 더 열심히 살아야하고 더 능력을 가져야지 살아남을 수 있고 한국에서 누린 편안함과 가족,친구들의 안락함을 포기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뭐든 장점만이 아닌 단점도 함께 양면을 모두 봐야한다. 삶은 환상과 로망으로만 이루어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