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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부터 우리를 끈질기게 괴롭혀 온 코로나. 생전 경험해 본 적 없는 전염병 사태에 손 씻는 것 외에는 일상적으로 자주 쓰지는 않던 손 소독제에 대한 필요성을 느꼈다. 공공장소는 물론이고 대중교통 안에도 비치된 손 소독제를 쓰면서 느꼈던 건, '아 냄새.' 정말이지 싸구려 알코올 냄새가 손을 그득 점령하는데 속이 울렁이지 않을 수 없었다. 마시는 것과 별개로 과학 실험실에서 자주 봤던 알코올 향을 그대로 손에 끼얹는다니... 박멸은 잘 될 것 같긴 했지만 냄새 때문에 손 소독이라는 행위에 인상이 찌푸려질 정도였던 내게는 다른 소독제가 필요했다.
박멸? 그런 건 괜찮았다. 어차피 손도 씻을 거니까. 이미 시중에 손 소독제라고 나왔다면 일정 기준은 넘었을 테니 그보다 나에게 중요한 건 역하지 않은 향이었다. 그러던 중 발견한 게 바로 탬버린즈의 손 소독제 000 모델이다.
탬버린즈가 코로나 시국에 때맞춰 출시한 손 소독제는 총 4가지가 있다. 코코넛 향의 7, 스모키한 향의 712, 무화과나무 향의 신제품 FEY9, 마지막으로 내가 고른 샌달우드 향의 000이다. 내가 구매했을 때는 무화과나무 향을 제외하고 세 가지만 나와 있었는데 평소 우드향, 흔히 말하는 절 냄새를 좋아했던 터라 망설임 없이 골랐다.
000은 사실 탬버린즈 핸드크림을 써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법한 네이밍이다. 탬버린즈의 시그니처라고도 할 수 있는 향이기 때문. 그 당시 나는 타사의 핸드크림을 사용 중이었기에 사전 정보가 없는 채로 골랐는데 일단 받아보고 냄새를 맡았을 때 '합격!'이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그간 지겹도록 맡던 싸구려 알코올 향이 아닌 것만으로도 감사할 따름이었다.
손 소독제 000이 생긴 이후로 나는 마더 테레사마냥 친구들과의 모임마다 자랑스럽게 손에 뿌려주곤 했다. 친구들의 코도 알코올 향에 지독해 잠식되어 있었을 것 같아서였다. 좁디좁은 인맥이지만 결과적으로 향이 별로라고 한 사람은 없었던 만큼 향에 진심인 탬버린즈의 000은 보편적인 호감도를 기대할 수 있는 정도다.
이 향이 특별한 이유는 또 있다. 핸드크림보다도 향의 지속력이 더 뛰어나다는 것! 은은한 샌달우드 향이 손에서 계속 머무는데 손을 씻고 나와도 그 향이 남아 있어 중독적으로 코를 박게 된다. 신기하게도 에탄올이 64%가 들어가 있는데도 그 역한 냄새가 나지 않는다는 점이 신기할 따름이다.
사이즈는 아주 콤팩트해서 가방에 넣어 다니기에 불편함이 없다. 나처럼 이것저것 넣어 다니는 리틀 보부상에게는 부피를 덜 차지하면서 가져 다닐 수 있으니 더 만족스럽게 느껴진다. 용량은 30ml나 들어가지만 사실 친구들에게 그렇게 뿌려주고 다녔음에도 양이 크게 줄어든다는 느낌을 받을 수 없어서 오래 사용하기에도 안성맞춤이었다. (손은 자주 닦았다.)
나의 경우 향이 1순위였지만 디자인을 1순위로 여기는 사람에게도 탬버린즈의 손 소독제는 원 앤 온리가 아닐까? 깔끔한 패키지와 감성적인 디자인까지. 평소 탬버린즈의 제품을 사용해왔던 사람이라면 분명 자기도 모르게 홀린 듯 구매했을지도 모른다.
디자인뿐만이 아니다. 실용성이 1순위인 사람에게도 손 소독제가 주는 기능성이 있기 때문에 구매할 이유가 충분하다. 알코올 성분으로 가득 채운 손 소독제와는 달리 에탄올 64%와 남은 함유량을 채운 건 병풀추출물이다. 단순히 손을 소독한다는 기능을 넘어 보습까지 가능하기 때문에 2way로 사용할 수 있다. 물론 온전한 박멸을 바라는 사람이라면 향을 포기하고 알코올 100%의 위력을 느껴야 할 거다.
가격? 일반 소독제보다는 비싸다고 느낄지 몰라도 보습, 향, 디자인 등을 고려했을 때 이 가격이면 절대 나쁘지 않다. 오히려 평소 핸드크림에 관심이 있었지만 구매하기 어려웠던 사람은 손 소독제로 미리 향을 답습할 수 있으니 서로에게 win-win 이 아닐까?
모든 사람의 1순위는 다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 모든 1순위에게 1순위가 되어주는 탬버린즈의 손 소독제는 다름을 맞춰주는 모자란 퍼즐 한 조각과 같다. 기분 좋은 향으로 손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소독시켜주는 손 소독제 000과 함께라면 어디든 당신의 손을 뻗기 조금 더 쉬워질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