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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 전 집을 나서기 전 마지막으로 하는 일은 향수를 뿌리는 일이다. 뿌리지 않는다고 무슨 일이 있는 건 아니지만.. 나의 몸에서 풍기는 향이 좋아서 머리에도 향수를 한 번 더 뿌리곤 한다.
향은 좋음과 좋지 않음을 명확하게 느끼게 해주는 부분이다. 비가 오는 날 풀숲에서 은은하게 풍겨오는 풀 향은 마음을 편안하고 기분을 향긋하게 해 준다면 무더운 한 여름 음식물을 정리해야 할 때 풍기는 냄새는 코를 찌푸리게 한다.
겨울이 되면 길에서 나는 향기를 체감할 만큼 나는 향에 민감한 사람이다. 좋지 않은 향을 참지 못하는 사람이 아니라 향에 약한 사람이다. 중학교 때 인생 첫 향수를 지금 보면, 그리고 그 향을 풍기는 사람이 지나가면 그때의 생각이 난다. 엄마의 베개에서 나는 엄마의 머리 향기가 이제는 코를 지나 내 머릿속에 각인되어 엄마 생각을 하면 그 향이 자연스럽게 따라올 만큼 향에 약하다. 향은 사람과, 추억과, 감정 모든 걸 생각하게 하는 존재다.
향수 브랜드에서 바디워시, 로션, 핸드워시가 나오는 것은 아주 완벽한 일이다. 향수와 다르게 바디워시와 핸드워시는 쓰면 쓸수록 진가를 발한다. 손과 몸을 씻는 날이 하루 이틀 쌓여가다 보면 이불, 가방, 파우치에 향이 녹아들어 자연스럽게 나의 향처럼 향기가 풍긴다. 그래서 같은 라인의 제품들을 사용하는 것도 추천하는 바다.
향수를 고를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바는 알코올 향이 정도다. 나름 다양한 제품들을 시도해 보면서 온라인에서 저렴하게 향수를 구입하면 향기에서 알코올 향이 난다. 머리를 지끈하게 하는 향. 한 번 나의 코를 마비시키는 알코올 향을 경험한 이후로는 향기는 직접 맡아보고 실물로 구매하는 편이다. 그리고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잔향이다. 10, 20만 원 대의 향기를 구매하면서 나의 살결에 남는 잔향이 없다면 그만큼의 값어치를 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향수 보틀에서 나온 향이 살에 닿았을 때 시간이 지난 후 나의 살에서 풍기는 향에서 어떤 향이 나는지, 알코올과 잔향, 이 두 가지를 충족시키는 향을 구매한다.
바이레도는 이것을 충족하는 브랜드다. 향은 강하나 고유의 향마다 개성적인 향을 가지고 있고 살결에 남는 향이 바디로션처럼 피부에 스며드는 브랜드이다. 알코올 향이 개인적으로 조금 있긴 하지만. 뿌린 직후 사라지니 사용을 경험해 보길 권한다.
향수를 레이어링 하는 이들이 많은데, 바디워시, 핸드워시, 향수의 순으로 향기를 레이어링 해보는 것을 소개하고자 오늘 ‘BYREDO’의 세 가지 향의 레이어링을 소개한다. 향수보다 가볍고, 살결에 스며들며 자연스러운 아름다운 향들이 모여 멋진 향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향수 ’ROSE OF NO MAN’S LAND’는 세계대전 당시 희생됐던 간호사들을 기리기 위해 탄생한 향기로 와일드한 장미 향을 선사한다. 무인의 땅의 장미라는 뜻으로 사심 없는 이타심과 동정심에 대한 찬사를 뜻한다.
탑노트 - 핑크페퍼콘, 터키쉬 로즈페탈
미들 노트 - 라즈베리 블라썸, 터키쉬 로즈 앱솔루트
베이스 노트 - 화이트 엠버, 파피루스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은 장미 향이 전체를 감싸고 파피루스가 머스크 한 향을 더해서 달달한 꽃 향에 무게감을 더한 향이다. 향수의 진가는 맨살에 뿌린 뒤 남은 잔향을 체감하는 것이다. ’ROSE OF NO MAN’S LAND’는 숲속에 피어있는 장미 향이 난다.
아프리카 무도회라는 뜻을 가진 바디워시 ‘BAL D’AFRIQUE’의 향은 중성적이다.
탑 노트 - 아메리칸 메리골드, 베르가못, 네롤리, 레몬, 천수국, 부쿠
미들 노트 - 바이올렛, 시클라멘, 자스민
베이스 노트 - 베티버, 모로칸 시더우드, 블랙 앰버, 머스크
전반적인 우디향에 꽃, 과일, 달콤한 향들이 더해졌다. 향수는 장미 향을 좋아해 중성적인 발다브리크는 바디워시로 택했다. 바이레도는 향을 만들 때 이미지와 추억을 미리 정하고 그에 맞는 향을 만든다고 했다. 발다프리크는 조향사의 아버지가 아프리카에서 지내면서 남겼던 일기장에서 영감을 받아 자신만의 상상 속의 아프리카 축제를 향으로 제작했다고 한다. 용량은 225ml로 작은 용량이지만 사용량이 짧은 것이 걱정일 뿐이다.
여기에 핸드워시 ‘ROSE’를 더한다. 향수 브랜드의 핸드워시 답게 핸드워시에도 노트가 있다.
탑 노트 - 핑크 페퍼콘, 라즈베리
미들 노트 - 매그놀리아, 로즈페탈
베이스 노트 - 이그조틱 패츌리, 와일드 머스크
부드러운 장미향에 과일향이 더해진 프루티 한 향이 난다. 반 정도의 양을 펌핑해도 충분한 거품이 나고 핸드워시의 가장 큰 장점은 손이 덜 건조하다는 점이다.
핸드워시와 바디워시는 질감이 무겁지 않고 사용하고 나면 향수처럼 손에 잔향이 오래 머문다. 여기에 향수를 더해주는 루틴을 사용한다. 향수 레이어링처럼 바디워시와, 핸드워시, 향수로 향을 레이어링 하는 것이다. 비가 오는 날, 아침에 눈을 뜨고 샤워를 하고 손을 씻고 향수를 뿌리고 나서면 하루 종일 나의 몸에 향기가 감싼다. 정원에 아주 오래 다녀온 향이 온몸에서, 집 안에서 풍기게 해주는 바이레도다. 좋아하는 향을 찾고 더해주는 것이 단순히 향수를 뿌리는 것만이 아니라 나를 알아가는 과정이 되기도 하다. 흡연을 하는 사람에게는 담배 향이 난다. 술을 많이 먹는 사람에게는 알코올향이 난다. 땀을 많이 흘리는 사람에게는 체취가 나고, 갓난 아기에게는 보송한 아기 향이 난다.
길을 걷다 보면 어떤 사람이 지나갈 때 향기가 너무 좋아 돌아본 적이 한 번쯤 있을 것이다. 여름이 가고 가을바람이 불어오면 바람에 타고 넘어오는 개인의 향기가 매력적인 계절이다. 어떤 향을 가지면 좋을까? 다양한 향수들로 향기를 더하는 것에 핸드워시와 바디워시의 선택지를 소개했다.
나는 어떤 향을 가진 사람인지, 나의 집에, 내 물건에는 어떤 향이 나고 있는지 킁킁거려보기를 권한다. 그리고 가까운 백화점에서 바이레도의 향을 경험해 보기를 추천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