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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개밖에 없는 계절이지만 그중에도 사람들마다 가장 좋아하는 계절은 갈린다. 나의 경우 어릴 때부터 꾸준히 겨울을 좋아했다. 눈이 내리는 것도 좋고, 포근한 옷의 느낌도 좋고, 찬 바람을 맞다가 집 안에 들어가서 느껴지는 훈기가 좋고, 추운 날 마시는 따뜻한 커피 한 잔이 좋다는 소소한 이유들. 하지만 최근 들어서 겨울을 기다리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목도리다.
어릴 때만 해도 엄마가 목에 칭칭 둘러주는 목도리가 그렇게나 싫었다. 목을 옥죄는 듯한 갑갑함이 싫었고 지금 생각하면 황당한 이유지만 어릴 때는 남의 시선과 눈치를 한창 많이 볼 때라서 학교에 목도리를 하고 오는 친구들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나도 덩달아 시린 목을 온종일 내놓고 다녔다. 만약 그때 베테제의 파인딩 체크 머플러를 매고 다녔다면 나는 아마 지금보다 더 빠르게 목도리를 사랑하게 될 수 있지 않았을까?
베테제는 View Time Ze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 브랜드다. 시선, 시간, 성별에 구애받지 않고 차별 없는 세상 속에서 자유롭게 살고자 하는 이들을 위한 유니섹스 브랜드라는 뜻이다. 그래서인지 베테제에 업로드되어 있는 여러 상품은 딱히 여성용 혹은 남성용이라고 단박에 생각이 들 만한 의류가 잘 없다. 어떤 옷이든 여자가 입은 모습도 상상이 되고, 남자가 입은 모습도 자연스럽게 상상할 수 있어서 고객층 역시 다양하게 퍼져 있는 편이다.
파인딩 체크 머플러는 크리스마스가 딱 10일 남았던 12월 15일에 도착했다. 사실 구매 전 거의 사흘을 고민한 문제가 있었다. 바로 색상이었다. 파인딩 체크 머플러는 총 10가지 색상이 있는데 모든 색이 다 깔끔하고 화사해서 눈길이 갔지만, 그중에서 나의 사흘을 앗아간 건 아이보리, 그레이 블루였다. 고민 끝에 구매한 컬러는 아이보리다.
이토록 오랜 시간 고민하게 만든 베테제의 컬러들은 참 다채로웠다. 색마다 풍기는 분위기, 상징이 있듯이 겨울에 푸른 계열을 보면 유독 더 몸이 시리게 느껴진다. 하지만 베테제가 만드는 파인딩 체크 머플러의 푸른색은 그렇지 않다. 오히려 이렇게 따뜻한 푸름이 있다고? 하는 생각이 들 만큼 포근한 느낌을 준다. 그래서 더 겨울과 어울리는 걸지 모른다.
베테제의 파인딩 체크 머플러는 색감이 아이덴티티이자 가장 강력한 무기다. 실제로 인기 컬러가 정해져 있는 의류들이 많은 반면, 이 제품은 후기만 보더라도 한 컬러에 몰려 있지 않고 정말 고루 퍼져 있는 편이다. 베테제는 이런 점을 잘 파악하고 있는 똑똑한 브랜드다. 최근에도 색이라는 강점을 살려서 네 가지 컬러가 추가됐는데 뉴 컬러 중 라일락 컬러를 보고 눈물을 감출 수 없었다. 오직 색 때문에라도 재구매를 하고 싶게 만들다니.
머플러에 있어서 색보다 중요한 것은 착용감! 조금이라도 많이 까실 거리거나 답답하고 무겁다면 아무리 예뻐도 손이 가지 않는다. 그런 면에서 베테제 머플러는 생각보다 더 부드럽다. 표면에 기모가공 처리를 한 번 더 해서 일반 목도리보다 더 부드럽고 포근한 촉감이 느껴지는 게 특징이다. 간혹 피부가 예민한 경우 까실 거리는 머플러는 목이 빨갛게 부어 오르거나 가려워 자주 긁게 된다면 그럴 일은 덜할 듯하다.
활용도가 높다는 점도 장점이다. 아크네의 목도리처럼 크기가 상당하고 또 겹겹이 접어서 사용하는 거라서 다 펼치고 나면 담요처럼 몸을 둘둘 감쌀 수 있다. 아크릴 100%라서 캐시미어가 혼합되지 않았다는 아쉬움은 있지만 그 덕에 아크릴 섬유 특유의 울보다 한 단계 높은 부드러움을 느껴볼 수 있다. 또한 섬유 자체의 가벼운 특징 덕분에 크기에 비해서 전혀 무겁지 않아 목에도 무리가 없다.
피부를 엘 듯한 찬바람을 이겨내기 위해 착용하는 만큼 보온성도 뛰어나다. 어른들이 목과 머리를 따뜻하게 하면 몸이 춥지 않다고 말씀하시는 것처럼 정말 머플러 하나를 더 하고 나가는 날엔 조금 얇은 코트와 함께여도 OK! 생각보다 많이 춥지 않아서 더 만족스러웠다.
자유로운 유니섹스 브랜드를 표방하는 베테제의 이념처럼 다소 밝은 톤에 속하는 아이보리 머플러도 여성은 물론 남성에게까지 잘 어울린다. 사실 베테제의 다른 상품들보다도 머플러는 디자인이나 컬러감 때문에 사실상 여성 고객을 타겟층으로 설정했을 거란 추측을 했다. 하지만 실제로 베테제 공식 홈페이지에 올라온 협찬 목록을 보면 오히려 여성보다 남성 유명인의 출연이 잦을 정도로 생각보다 더 성(性)의 구분 없이 브랜드 목표대로 걸어가고 있다.
제법 추워진 날씨가 곧 겨울이 다가옴을 알리고 있다. 그 이야기는 곧 포근한 많은 것들이 내 몸을 감싸준다는 것. 목도리를 싫어했던 지난날이 무척이나 아쉽다. 생각보다 나를 감싸줄 것이 있다는 것은 단순히 그것이 가진 보온성보다도 우리를 더 따뜻하게 만들어주기도 한다. 베테제의 파인딩 체크 머플러가 작년 겨울 그래주었듯이, 올해도 따뜻하고 다정한 겨울을 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