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의 변화 속에서 찾은 나의 선택
집에서 회사까지 출근하는 길에는 내가 특히 좋아하는 길이 있었다.
도로 양쪽으로 빽빽하게 심어진 나무들이 계절마다 다른 표정을 하고 있었고, 굳이 누가 알려주지 않아도 지금이 어느 계절인지 알 수 있었다.
어느 날도 다르지 않게, 출근길에 노래를 들으며 운전대를 잡았다.
그런데 문득 나무들의 앙상한 가지가 눈에 들어왔다.
“아, 벌써 겨울이구나.”
그 순간, 설명하기 어려운 기분이 밀려왔다.
몇 해째 같은 길을 걷고 있지만, 나는 과연 무엇을 이루었을까. 무엇이 달라졌을까.
계절마다 옷을 갈아입는 나무들과는 달리, 나만 제자리에서 멈춰 있는 듯했다.
남들이 말하는 일중독자는 아니었지만 늘 바빴다.
시간은 부족했고, 벌어도 남들보다 작아 보였다.
그렇게 달려온 나에게 정작 무엇이 남았을까.
그 질문은 끝내 나를 퇴사라는 선택으로 이끌었다.
마지막 출근날, 다시 그 길을 지났다.
나무들은 붉은 옷으로 갈아입으며 다음 계절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 모습이 묘하게 내 앞날을 비춰주는 듯했고, 내 마음도 두근거렸다.
30대에 퇴사를 한다는 건, 끝이 아니라 또 다른 계절을 맞이하는 준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