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선택이 만드는 길
어릴 적의 나는 30대가 되면, 집과 차가 있고,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가정을 꾸리는 삶이 당연히 찾아올 거라 믿었다.
그러나 30대가 된 이후의 나는 어른의 삶에는 ‘당연한 것’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중학교에 들어서던 해, 아버지를 떠나보내며 집안이 기울었다.
대학을 가기 위한 학자금대출 제도는 선택이 아니라 불가피한 숙명이었다.
졸업 후 맞닥뜨린 건 취업난이었다.
나는 열다섯 살부터 품어온 꿈을 위해 전공을 택했지만, 끝내 그 길은 열리지 않았다.
한순간, 발밑이 꺼지듯 모든 게 무너져 내렸다.
그렇게 몇 달 동안, 나는 나 자신을 한심하고 나약한 낙오자로 여겼다.
‘나는 어디까지 버틸 수 있을까.’
그 질문이 마음속에서 무겁게 울리던 날들이었다.
또한, 모든 것이 내 선택이었기에 탓을 할 수 없는 것은 당연했고,
온전히 내가 받아들이고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 나 자신을 벼랑 끝까지 몰고 갔었다.
모든 것이 다 내 잘못인 듯 느껴졌다.
그때 깨달았다.
선택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으며, 살아가며 하게 되는 크고 작은 모든 선택들이 앞으로 인생을 살아가는 나의 길이 된다는 것을.
그 이후, 모든 결정에 신중했고 인생의 로드맵을 짜기 시작했다.
처음 살아보는 삶이기에 미숙한 10·20대를 보냈고,
더 큰 용기와 포부를 가지고 30대 중반을 맞이하게 되었다.
움츠러들어 있고 싶지 않았고 오히려 더 큰 에너지를 뿜어내고 싶었다.
돌이켜보면, 10대와 20대에 쌓인 시행착오와 아픔들이 이상하게도 앞으로의 삶에 자신감을 주고 있다.
어쩌면 그게 어른으로 살아간다는 것, ‘어른의 무게’를 견디는 힘인지도 모르겠다.
비록, 어릴 적 생각하던 모습과는 조금 다르지만 오히려 신중하면서도 과감한 30대가 된 지금,
더 멋진 모습으로 나를 만들어 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어른이 된다는 건 완성된 모습이 아니라, 흔들리면서도 다시 일어나는 과정을 견디는 힘일지도 모른다.
비틀거릴지라도 다시 일어서는 순간마다 우리는 조금씩 단단해지고,
그렇게 '어른의 무게'를 배워가는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