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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많은 날이 Jan 18. 2023

딸들과 함께 자라는 아빠

들어가는 말(도입부)

19년 11월 첫 아이가 내게로 왔다. 제주도에서의 사랑의 결실일까? 입안에 터지는 새콤달콤한 그 상큼함의 한라봉에서 태명을 가져온 라봉이라는 사랑스러운 딸이 내게로 왔다(사실 아내 친구가 지어준 태명인데 아빠로서 일말의 자존심이 있어서 그런지 내가 지었다 이야기하면 아내가 핀잔을 준다 ㅠ)


첫 아이는 정말 첫 경험이기 때문에 모든 것이 새롭고 또 새롭다. 익숙하지 않은 일에 적응하기도 빠듯하고 우리 부부가 오롯이 책임져야 할 아이라서 그런지 눈코 뜰세 없는 하루하루가 빠르게 지나갔다. 그래서 첫 아이에게는 늘 그런 마음이 있는 것 같다.


"아빠 엄마가 처음이라 너에게 온전히 사랑을 주지 못하는 것 같아 미안해"


그런데 그런 미안함 마음이 이제는 둘째가 태어난 이후에 더 커져버렸다. 미안한데 더 미안해지다니. 나도 첫째인데 우리 부모님도 나를 볼 때 그런 마음이 드셨을까?


이제는 둘째가 우리 곁에 함께 하는 이 황홀한? 순간의 시간들이 빠르게 지나가고 있다. 다행인 듯 불행인 듯 우리 네 가족은 한 공간 안에 호수물결처럼 잔잔함을 기대하지만 예상치 못한 폭풍우에 힘겹고 빠듯하게 육아 시험을 통과하고 있다.


둘째는 아직까지 순하다는 착각을 주지만 언제 또 어떻게 우리 부부에게 큰 인생의 전환점을 안겨줄지 실로 두렵고 긴장이 된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이 두 아이로 인해 나는 지금도 인생에 안주하지 않고 뛰는 마라톤러가 되었고 큰 폭풍우가 올지언정 그 이후 내려쬘 햇살의 따스함이 분명히 오리라는 믿음을 가지고 오늘도 아내와 육아 동지애로 똘똘 뭉쳐본다.


두 아이의 행복과 웃음이 내 전부가 되어 버린 지금 두 아이를 재우고 휴대폰을 들고 그 아이들의 웃음 섞인 사진들을 보며 미소 짓는 난. 뒤도 돌아볼 수 없는 이제 아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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