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스물한 살, 나는 드럼을 하고 싶었다.

보라눈의 작은 방

by 보라눈


우리 집 벽장엔 아무도 치지 않지만 버리지도 못하는 낡은 기타가 있다.

하지만 그 기타는 그냥 물건이 아니라, ‘한때의 나’를 고스란히 품고 있는 타임캡슐이다.

고3 시절, 락커 오빠에게 덕통사고를 당한 후, 대학교 때까지 이어진 락 음악 사랑.

그리고 한 번쯤은 밴드를 해보고 싶었던 나의 작은 꿈까지..

그 모든 이야기를 이 낡은 기타는 품고 있다.





















그날, “드럼!”을 외치지 못하고 “통기타요…”라고 말해버린 스물한 살의 나.

지금 돌아보니 그 소심함마저 귀여워서 웃음이 나온다.

그 어린 나이에 못할 게 뭐가 있다고..

버리지 못한 낡은 기타는 그 시절의 열정과 허세와 소심함을 모두 품고서

지금의 나에게도 말해주고 있는 것 같다.

늦은 건 없다고, 하고 싶은 건 해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