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 오픈톡방을 통해 알게 된
지역 독서모임에 3년 정도 참여했습니다.
같은 책을 읽고 한 달에 한 번씩 만나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30번 넘게 만나고 나서야 서로의 나이와 이름을 알게 될 정도로
오로지 [책]이 주제가 된 만남이었습니다. 평일 저녁이라는 시간 제약 때문인지 참여자는 다소 적은 편이었습니다. 그래도 빠짐없이 참석하는 4~5명이 있었고, 저도 그중에 한 명이었습니다.
오가는 대화 중에 같은 취미를 발견하기도 했고,
어느 날에는 우연히 가방에서 같은 책을 꺼내기도 했습니다.
나보다 키가 두 뼘은 더 클 것 같은 남자 회원님을 보고 이 사람 참 '예쁘다'라는 생각을 마음속으로 몇 번이나 했는지 몰라요. (멋있다 아닙니다^^)
무심한 듯 툭, 주머니에서 간식꾸러미를 내미는 방장님은 우리 모임의 어미 새 같았어요. 유쾌하고 온화하면서도 꾸준한 행보로 내면의 단단함을 보여주시는 모습이 정말 어른 같았죠.
돌이켜보면 지난 3년 동안 그들을 만나는 것은 손에 꼽히는 즐거움 중 하나였습니다.
작년 말, 이사와 맞물려 프리랜서로 활동하던 일을 정리하다 보니 동선에 많은 변화가 생겼습니다.
이 모든 것은 본격적인 수험생활을 위한 준비이기도 했습니다.
수많은 고민 끝에,
그들과 헤어질 결심을 했습니다.
원래는 마음속으로 25년 12월을 기준일로 정했었는데,
세상에 만상에-
연말 결산도 할 겸.. 함께 식사하자는 의견이 모아진 거예요.
무려 3년 만에요!!
제가 원래 누군가와 친해지는데.. 3년 정도 걸리거든요?!
(아름과는 한번 친해지면 인연을 쉽게 끝낼 수 없으니 제 운명에 함부로 입장하시면 안 됩니다)
이때의 연말회동은 제가 마음의 문을 화아아아아알짝 열어버리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아 물론, 그들은 모릅니다ㅋㅋ
저 혼자 그들과의 시간을 마음에 담아두었다가
저 혼자 이별했으니까요.
지난 1월 15일, 새해 첫 모임자리에서
오랜 꿈을 위해 수험생이 되고자 한다는 계획을 이야기했습니다.
미리 어떤 운도 띄운 적 없이 갑작스럽게,
어쩌면 의리 없는.. 통보에 가까운 안녕이었지만 감사하게도 진심으로 응원해 주셨어요.
"27년 가을은 금방 올 거예요! 뜻 이루고 꼭 다시 만나요 아름님"
그럼요 그럼요.
여러분 모두 원하는 바 이루고 행복하시길.
나의 진심이 조금이라도 전해졌길.
그동안 즐거웠어요.
많이 생각날 거예요.
따뜻한 봄이 오면 머리 식힐 겸 그대들을 만나러 가볼까.
오늘의 생각 32)
봄이 이렇게 기다려지긴 처음이에요.
(선물 받은 문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