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국처럼 풍성하던 숱
듬성듬성 날리는 삭풍
온기 도는 정류장 의자
아랫목 같아 웃는 얼굴
땅 한마지기 소원하더니
셋도 좁을 의자만 보듬고
발가락 드러낸 슬리퍼 신은
아들에게 앉아보라 하네
말 없는 모자, 더디 가는 구름
사는 건 불가항력의 길
밀려온 버스 앞 종종걸음
목까지 차오른 말 맴도는 발가락
짧아서 아쉬운 계절 가을과 봄에 미련이 있습니다. 담아 보는 몇 자 모두 그림자처럼 어둡다는 걸 알았습니다. 그게 제 주소려니 합니다. 다 털어내면 밝음이 올 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