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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stin Sep 30. 2021

내가 만든 '함정'에 빠지지 않는 법

나를 바꾸는 심리학적 지혜, 최인철 교수의 <프레임>

지금으로부터 35년이 훨씬 지난 시간인 듯 하다. 아마 초등학교 5학년 때 쯤? 그 당시 나는 공부 좀 하고 운동 꽤 하는 아이였던지라, 수학경시대회라는 것을 나갈 기회를 얻었다. 그것도 정식대회가 아닌 대회를 참가하는 학생을 선발하기 위한 교내 선발대회 정도 였던 것 같다. 지금도 가끔씩 농담삼아 던지는 질문이기도 한데, 30년이 훨씬 지난 지금에도 아직까지 기억나는 수학 문제가 하나 있다.


'90도는 예각일까요? 둔각일까요?'


지금 생각하면 문제를 출제한 선생님에게 '이게 문제입니까?'라는 직설적인 말 한마디 했을 텐데, 그 당시에는 왜 그렇게 이 문제가 고민이 되었던지.. 결국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며 고민하다 '둔각'이라고 적어서 내 버렸다. 답은 '직각'.


왜 '직각'이라는 말을 적지 않았을까? 초등생 입장에서는 예각이냐 둔각이냐를 선택하라고 하는 문제에서 직각이라는 전혀 엉뚱한 답을 적을 호기도 없었을 뿐더러, '직각 아닌가?' 하는 마음 한 구석의 반항심을 애써 억누르며 '내가 모르는 무언가가 있나보다' 라는 마음의 위안을 삼는 경건함까지 갖춰가며 고민에 고민을 더하고 답을 적었을 것 같다. 간단히 말해 '양자택일'의 '프레임'을 벗어나지 못했던 거다, 적어도 초등생 입장에서는 말이다.


우리는 태어나면서 주어진 문제를 해결해야만 하는 선택의 기로에 선다. 때로는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와 같이 전혀 다른 차원의 답이 나올 수도 있는 문제는 물론이고, 반드시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하고 다른 하나는 버려야 하는 극단적인 선택의 문제들도 마주하게 되기도 한다.


그러한 상황에서 우리들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심각하게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 고민하는 것. 하지만 쉽게 '솔로몬적 선택'이나 '유레카'를 외치기는 쉽지 않다. 그것은 바로 우리가 이미 세상을 살아오면서 각자 나름대로의 프레임을 가지고 문제를 바라보기 때문이다. 문제의 한 면만을 본다고 해야할까? 아무튼 우리는 문제에 직면한 상황에서 만큼은 다양한 사고를 할 수 있는 여유가 없어진다.


그러면 주위에서 적어도 나보다 더 지혜롭다는 사람들의 조언들을 생각해 보자. 과연 그 조언들이 어떠한 것들이었는지를... 그런데, 나와 다른 생각, 나와 다르게 세상을 사는 사람들이 들려준 이야기들은 생각 외로 간단한 답들이 대부분이었음을 알게 된다. 프레임. 바로 문제들을 바라보는 '관점의 프레임'을 바꾼 것이다. 결국 문제는 스스로가 쌓아올린 틀에 있었던 것!


최인철 교수는 사고의 문제를 심리학적으로 접근하여 재미있게 풀어내는 능력이 있다. 최근 10주년 기념 증보판이 출간되었다. 


최인철 교수의 프레임은 바로 이런 점을 알려주는 재미가 있다. 생활 속에서 일어날 수 있는 수많은 문제들의 바라보는 관점을 달리 하면 다시 새로운 세상이 보일 수 있다는 것 말이다. 순서를 바꾸고 비교의 대상을 바꾸고, 시간의 흐름을 바꾸고, 불려지는 명칭을 달리하고, 심지어는 경제학적 관점을 새롭게 해서 지혜로운 선택이 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해 보인다. 그러면서 우리는 스스로가 프레임에 갖혔던 기억들을 끄집어내고 늦었지만 해결책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기회를 가지게 된다.


프레임은 모든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자신만의 틀이다. 좋은 말로는 '경험적 지혜'가 될 수도 있지만, 좋지 않게 본다면 고집과 불통과 같은 '자기중심적 사고'의 발현이라 표현할 만하다. 그래서 나이가 들면 고집이 세지고 새로운 것에 도전을 하기 싫어 하며 남을 자기 방식대로 가르치려 하는 우를 범하는 지도 모른다. 결국 프레임은 어떻게 바라보는냐에 대한 자신의 선택 기준인 것이다.


최근 여러가지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을 때, 항상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보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물론 어렵고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가는 경우도 있었지만, 내가 바라왔던 시각을 뒤틀어 다시 생각한다는 것이 얼마나 자신의 감각을 크게 확장시키는지 알게한 경험이 되곤 했다. 프레임을 바꾸는 것은 결국 나를 바꾸는 것이기도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나를 변화시키면서 나를 둘러싼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인지 모른다. 그리고 요즈음과 같은 정치의 시대에 늘어나고 있는 '프레임' 함정에서 스스로를 지켜낼 수 있는 방법임은 물론이다.


마지막으로 저자가 알려주는 지혜로운 사람의 10가지 프레임과 나만의 생각을 적어본다. 물론 긍정한는 면도 있고 부정적인 의견도 있다. 나만의 고집이 될 수도 있지만 순수한 독자의 마음으로 적는 것이다. 10가지 프레임을 음미하고 실천하려 노력한다면 훨씬 지혜로운 선택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듯 하다.




1. 의미중심의 프레임을 가져라 

    - 일에 의미를 부여한다면 훨씬 의욕적이고 지속적인 긴장감을 유지할 수 있을 듯 하다

2. 접근 프레임을 견지하라 

    - 하지 않아서 후회하는 것보다는 하고 본다는 적극적 자세가 중요할 것이다.

3. 지금 여기 프레임을 가져라 

    - 미래를 위해서 희생하는 현재가 아니라 충실한 현재, 즐기는 현재가 바탕이 된 미래를 맞이하자

4. 비교 프레임을 버려라 

    - 비교해서 정신 건강에 좋을 것 하나 없다

5. 긍정의 언어로 말하라 

    - 긍정적인 자세는 중요하다. 과도한 긍정으로 인하여 자기를 희생시키는 우는 범하지 말자

6. 닮고 싶은 사람을 찾아라 

    - 자신만의 롤모델이 있다는 것은 목표의 명확성을 높여준다.

7. 주변의 물건들을 바꿔라 

    - 거울 앞에서도 거짓말을 하는 사람은 없다. 비록 거울이지만 그것이 자신의 모습이기 때문에

8. 체험 프레임으로 소비하라 

    -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닌 남을 위해 소비해 보라. 그리고 행복감을 맛보라.

9. 누구와의 프레임을 가져라 

    - 인생에서 관계는 중요하다, 혼자만의 시간도 결국 관계의 회복을 위한 절차일 뿐이다

10. 위대한 반복 프레임을 연마하라 

    - 습관은 성공의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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