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역시나 같은 광경을 목격했다. 자전거 도로로 달리는 사람들과 그들을 피해 보도로 침범하는 자전거 탄 사람들을 말이다. 내가 뛰거나 산책하는 공원은 보도가 포장되어 있지 않은 흙바닥이다. 그 옆으로는 이차선의 자전거 도로가 있다. 뛰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사람들이 보도가 아닌 자전거 도로로 발을 옮기기 시작했다. 특히 비가 온 다음 날 같이 보도가 진흙으로 변했을 때에는 더 심하다. 자전거들은 그들의 뒤를 밟거나 좌측통행을 하고 있는 보행자들을 피해 자연스레 보도로 달리기 시작한다. 그러면 그곳을 걷고 있는 선량한 보행자들은 또 자전거를 피해야만 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오늘도 마찬가지였다. 내 보행권이 유린당했다는 말이다. 공원에서 러닝을 하든 네 발로 기어가든 내 알 바는 아니지만 다른 사람들한테까지 피해를 주면서 다니지는 말았으면 좋겠다. 흙바닥이 싫으면 근처에 있는 우레탄 깔린 공원에서 러닝을 하거나 근처 짐에서 런닝머신을 뛰면 되는데, 신발에 흙 좀 묻히기 싫다고 이기적으로 자전거 도로 위를 달리는 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 게다가 여럿이서 뛴다고 두 차선을 모두 침범하는 사람들까지 보고 있노라면 화가 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렇게 달리면서 아무 일도 없으면 그냥 그러러니 싶지만, 꼭 며칠에 한 번씩은 아찔한 장면이 연출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불만이 지속적으로 생기는 것이다.
에스컬레이터 끝에서 빨리 안 비키고 핸드폰 보면서 가만히 서 있는 사람, 폭이 넓지 않은 곳에서 반대편으로 걷는 사람이 코앞까지 와도 한 쪽으로 비켜줄 생각을 않는 사람들 등... 나의 안전하게 걸을 권리는 일상 속에서 다양한 형태로 침해 당하고 있다. 언제부터 이렇게 된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