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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영화 일기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

끌어 안는 두 사람

by 빠른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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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 라이너 베르너 파스빈더



고정관념은 참 무섭다. 조금만 생각해보거나, 조금만 겪어 보면 충분히 깨어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너무나도 견고하게 자리잡고 있어 쉽게 깨지지 않기 때문이다. 한 번 편견이 생기기 시작하면 자신의 생각을 더 견고하게 하기 위해 확증 편향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아무리 그렇지 않다고 설득해보려 하지만 소 귀에 경을 읽는 상황이 되기도 하며, 더 심한 경우에는 자신의 생각이 맞다는 걸 계속해서 타인에게 확인 받으려 하는 상황까지도 이어진다. 이 영화처럼 나도 내 자신을 먼 시선으로 스스로를 돌아봤다. 나는 얼마나 많은 편견을 갖고 있는가. 오늘 아침만 하더라도 어떤 일을 처리할 때, 상대방이 굉장히 무례하게 나올 거라고 지레짐작하여 그런 상황이 닥치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수 만 번 시뮬레이션을 돌렸다.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고, 오히려 상대방은 내 예상과 다르게 굉장히 협조적이었다. 그 사람과 직접적인 트러블이 있진 않았지만 주변에서 들은 소문들에 나도 모르는 새에 영향을 받았던 것이다. 평소 내가 직접 겪은 일이 아니면 쉽게 판단하지 않는다고 자부했던 스스로가 부끄러워졌다. 쓸 데 없는 걱정을 조금 줄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이것도 습관이 되고, 불필요한 불안과 긴장을 만들어내어 나를 갉아 먹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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