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일에도 탁월한 사람들
살다 보면 간혹 이런 사람들을 만난다. 작은 일이라도 정말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 돈을 더 받는 것도 아닌데 ‘어떻게 하면 내가 더 도움을 줄 수 있을까’를 생각하는 사람들 말이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우리들의 일상 속에서 분명 한 번쯤은 이런 사람들을 만난 적이 있을 것이다.
대형마트에서 직원에게 상품의 위치를 물어볼 때를 떠올려본다.
“저기 혹시 아이스크림 코너가 어디 있는지 알 수 있을까요?
“저~기로 가시면 있습니다!”
평소에도 길을 잘 찾지 못하는 길치인 나는 ‘저~기’라고 둘러 얘기하면 역시나 잘 찾지 못한다. 어쩔 수 없이 몇 걸음 더 걸어가서 다른 분에게 다시 물어보기로 했다.
“죄송한데 혹시 아이스크림 코너가 어디 있을까요?”
“왼쪽으로 두 코너 지나면 바로 오른쪽 코너에 있습니다!”
“아~네 감사합니다!” 그러고 몇 걸음 걸어가고 있었는데, 내가 또 헤매는 것 같아 보이셨나 보다. 다시 몇 걸음 나에게로 걸어오시더니 “이쪽 말고, 저쪽으로 쭉 가시면 되세요!” 하며 친절하게 방향을 다시 잡아주셨다. 이렇듯 어떤 이는 손짓 하나로 ‘저~기 있습니다’라고 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또 어떤 이는 굳이 몇 걸음 더 걸어가서 확실하게 도움을 주는 사람도 있다. 나는 이 ‘한 끗 차이’가 결국 한 사람의 인생을 바꾼다고 생각한다. 누군가에게는 작고, 하찮게 느껴지는 일이라도 그 일에 정성을 다하는 사람들. 이런 사람들이 인생의 변화를 만들어낸다. 그리고 이들의 눈은 대부분 밝게 빛이 난다.
실제로 오프라 윈프리는 한 연설에서 인생을 바꾸는 3가지 패러다임을 이야기하며 ‘봉사’의 패러다임을 강조했다. 타인에게 어떤 방식으로든 도움을 주고, 그것에 의미를 부여하면 단언컨대 성공은 따라온다고 말이다. 그리고 이어서 “탁월해지라(Be excellent)”고도 말한다. 어떤 일을 하든 이 한 끗 차이를 만들어내면 사람들은 결국 알아보게 되어 있다고 말이다.
나는 이렇듯 누군가에겐 하찮게 느껴지는 일이라도 자신의 모든 정성을 쏟아내는 사람들이 가장 멋있어 보인다. 이들 옆에 가면 항상 좋은 기운이 느껴지고, 배울 점들이 항상 많다. 그리고 정말 감사하게도 우리 회사에는 이런 분들을 꽤나 많이 만날 수 있다. 바로 위에 있는 내 사수만 해도 이 부분에 있어서 정말 존경스러운 정도이다.
사수의 일하는 모습을 보면서 때때로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아니, 이렇게까지 해야 된다니!’
하지만 이런 생각은 잠시였다. 곧 그 행동이 불러오는 결과들을 눈으로 매번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런 영향 때문인지 나 또한 일을 하면서 플러스 알파를 생각하는 습관이 생겼다. 단순히 A라는 과업이 나에게 주어졌을 때, 그것만 해결하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여기에서 한 발자국 더 나아가서 생각해본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지를 매번 고민한다. 그러다 보면 일에서의 성과는 매번 따라왔고, 일의 성취감 또한 크게 향상되었다.
오프라 윈프리는 또 이렇게 말한다. 탁월함이 당신의 브랜드가 되게 하세요(Let excellence be your brand). 이건 비단 일 뿐만 아니라 우리들의 일상에서도 적용된다. 바로 내가 무슨 일을 하든 ‘사람들이 나를 기억하게 만드는 것’. 이 시간들이 하나씩 쌓이다 보면 그것이 바로 무엇과도 견줄 수 없는 나만의 무기가 되는 것이다. 결국 한 사람의 이미지가 결정되는 건 바로 이 ‘탁월함’에서 비롯되는 것이며, 이것이 쌓이다 보면 단언컨대 한 사람의 인생 또한 바뀔 수 있다고 굳게 믿는다.
새해가 되면 이것저것 계획했던 일들의 구체적인 실행방법을 모색하게 된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레 여러 가지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던진다. 그리고 나의 이 질문들은 모두 ‘어떻게 하면’으로 시작된다.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더 만족시킬 수 있을까?’하며 말이다. 이 질문들을 던지는 시간들을 나는 참 좋아한다. 바로 답이 나오지 않을 때가 대부분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과정을 꼭 거치는 이유는 결국에는 그 한 끗 차이를 이 질문들이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어쩌면 나의 이런 성향이 있기까지 부모님의 영향도 꽤 큰 것 같다. 내가 직장인이 되기 전, 아빠가 나에게 매번 강조하셨던 한 마디가 있다.
“학영아, 네가 어딜 가든 너를 대체할 수 없도록 만들어라. 네가 갑작스레 팀에서 나갔을 때, 그 조직에 아무런 영향이 없으면 절대 안 된다. 무엇을 하든 그 차이를 꼭 만들어 내는 게 중요해.”
어쩌면 아빠도 인생을 살아가시며 이 ‘한 끗’의 중요성을 알고 계셨음이 분명하다. 나는 아빠의 말씀을 현재 직장에 들어가기 전 마음속 깊이 새겼고, 6년 차 마케터가 된 지금은 정말 감사하게도 팀에서는 없어서는 안 되는 구성원이 되었다. ‘어디를 가든 대체할 수 없는 사람이 된다는 것’. 이건 비록 짧은 한 문장이지만 그런 사람이 되기까진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결국은 이 한 끗 차이가 한 사람의 인생을 바꾼다.
대학교 때, 구글에 재직 중이셨던 김태원 님 강연에서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제 인생에 180도 반전이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냥 1도씩 180번 돌리기로 했습니다’라고 말이다. 나 자신이 소중한만큼 나만의 ‘한 끗’을 만들어보자. 혹시 모르지 않는가. 이 한 끗이 180번 쌓이다 보면 믿을 수 없는 인생의 반전이 생길지도 모르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