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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익명 Aug 09. 2020

당신의 시선을 끌고자

거대한 관심 경제에 대하여

관심 경제(Attention Economy)라는 말이 최근 등장했다. 말 그대로 관심이 그 재화가 되는 경제를 말하는데, 이는 실로 거대하다.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 구글-유튜브와 같은 거대한 플랫폼들의 목적은 여러분의 관심을 붙잡아두는 것이다. 하지만 당신의 관심은 곧 당신 인생의 일부다. 즉 관심 경제는 당신의 삶을 식민지화하길 원한다.


어렸을 적, 무료인 신문을 보며 생각했다. ‘이건 어떻게 무료인거지?’ 어른들은 그건 여기 광고를 실어줘서, 광고비를 받기 때문이라고 친절하게 설명해줬다. 조금 자라서는 무료로 인터넷 사이트를 이용하면서 고민했다. ‘이걸 운영하는 데는 어마어마한 돈이 들텐데, 이걸 나는 어떻게 공짜로 쓰는거지?’ 그 때 내 눈에 들어온 건 수없이 많은 광고 배너들이었다. 물론 구글과 같은 심플한 인터페이스를 가진 포털을 사용할 때면 검색 화면을 볼 때 광고가 없다는 생각에 안도하겠지만, 사실 안도할 일이 아니긴 하다. 구글은 당신이 구글에서 당신의 관심을 쓰는 동안, 당신의 정보를 수집해서 검색 결과 내에 맞춤형 광고가 뜨도록 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으니까.


나의 다음 의문은 ‘광고 좀 보면 어때서?’였다. 하지만 이 의문 또한 곧 해결되었다. 당신은 스마트폰이나 인터넷 서핑에 얼만큼의 시간을 할애하는가? 밥을 먹으면서 유튜브를 보고,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을 하고, 카카오톡으로 웃긴 게시물이나 뉴스를 이리저리 찾아보는 데 당신의 인생은 얼마나 사용되고 있는가? 결국 당신의 관심을 잡아두는 것이 돈이 되는 순간, 이 주체들은 당신의 관심을 잡아두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한다. 그 대가로 치르는 건 당신의 인생 (양적인 측면에서도, 방식이라는 측면에서도) 그 자체다. 스마트폰의 활용은 우리의 인생을 바꿔놓았다. 생각하는 시간은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보는 시간으로 대체되어 가고, 앞에서 친구가 이야기하고 있더라도 우리의 눈은 인스타그램 푸시 알람으로 향한다. 새로운 세대는 긴 글을 쉽게 읽을 수 없게 되었고, 우리는 과거의 휴식 활용법을 완전히 잊어버리게 됐다. 그들은 우리를 어떻게 중독시킬지 연구하고, 우리를 해당 서비스에 의존하도록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만약 궁금하다면 관심 경제를 검색해보자. 한 현상이 인간에게 얼마나 부당하거나 유해한지를 연구하는 입장에 소수의 사람들이 있다면, 반대편에서는 이를 통해 돈을 벌려는 사람들로 가득 차있다. 수많은 스타트업, 경영 조직들은 효과적으로 당신을 중독시킬 방법을 마케팅이라는 이름으로 공부한다. 그리고 이는 대부분 성공적이다.


점점 인터넷 기사가 자극적으로 쓰여진다는 데에는 많은 사람들이 동의할 것이다. 인터넷 기사는 관심 경제의 극적인 단면을 보여준다. 클릭수가 돈이 된다면, 일부 판매자는 양심도, 도덕도, 진리도 외면하고 당신의 격한 감정을 유발할 수만 있다면 무엇이든 쓴다. 그것이 여성 연예인의 자살을 불러오던, 진실을 왜곡하고 정작 사람들이 중요한 문제에 등을 돌리던, 해당 문제에 대한 잘못된 시각을 가지던 알 바 아니다(오히려 매체에 따라 이를 독려하는 목적으로 만들어지기도 하지만). 이게 바로 관심 경제의 무서움 중 하나이다. 결국은 세상의 뉴스들이 당신의 분노나 격양만 유발하게 되는 소식들로 가득차게 된다는 것.


고백할 점이 있다면, 나 또한 스마트폰에 굉장히 많은 시간을 쓰고 인터넷에서 허송세월을 열심히 하며 제대로 휴식하지 못하고 스마트폰에 휘둘리는 삶을 살아왔다. 나같은 경우에는 아예 그 시간을 진공 상태로 비우려는 시도가 어려울 것 같아 차라리 그 시간을 비교적 양질의 정보(온라인 독서, 고퀄리티의 콘텐츠 소비, 온라인 학습 과정 등록 등)로 대체해 나가는 방향으로 개선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 과정을 뭔가 구체적으로 함께 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이 자리에서 할 수 있는 건 좋은 책을 추천해주는 것 뿐인 것 같다. 나보다 더 오래 이를 연구한 사람들이 자세히 쓴 책을 추천한다. (읽으며 공감가는 부분이 많았다보니 내용상 비슷한 부분도 있다: 내가 책으로부터 배운 부분도 있고, 원래 생각하던 내용을 책에서 좀 더 정돈된 언어로 표현해준 부분도 있다.)


- <디지털 미니멀리즘> 칼 뉴포트

- <뉴스 다이어트> 롤프 도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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