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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ㅇ혜 Oct 13. 2022

페르소나(persona)

페르소나(persona)는 기독교 스콜라 신학의 용어로서 의지와 이성을 갖추고 있는 독립된 실체를 가리키며 삼위일체의 신 곧, 제1페르소나인 성부(聖父), 제2페르소나인 성자, 제3페르소나인 성령을 이르는 말이다. 삼위일체론에 관계되는 이 용법은 18세기까지 지배적이었다. 여기에 획기적인 전환을 가져온 것이 홉스인데, 그는 인격을 기체와 실체로부터 구별하여 배우의 역할처럼 교대 가능한 것으로 보았다. 홉스는 이러한 역할로서의 인격 개념을 법철학에 응용하여 귀책능력의 주체로 삼았다. 로크가 인격의 동일성의 근거를 자기의식에 두고부터 인격성은 의식을 통해 과거 행위들의 당사자가 되고, 그 행위들에 책임이 귀속되는 것이 되었다. 라이프니츠는 영혼의 인격성을 영혼의 불사성으로 해석하여 생전의 행위에 대한 사후의 평가를 가능하게 함으로써 인격성의 개념에 도덕적 성질을 부여했다. 

칸트는 그때까지의 견해들을 집대성했다. 칸트는 <순수이성비판>의 오류추리론에서 영혼이 육체로부터 분리되어 사후에도 실재한다는 라이프니츠/볼프학파의 이성적 심리학에서의 실체적 인격성을 교조적이고 초월적인 개념이라고 하여 비판했다. 그 대신에 인격성의 초월론적 개념을 “통각에 의한 일관된 결합이 존재하는 주관의 통일”이라고 새롭게 정의하고 현실존재는 증명되지 않지만 실천적 사용을 위해서는 필요한 동시에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인륜의 형이상학의 정초>에서 이성적 존재자로서의 인격을 오직 수단으로서의 상대적 가치 밖에 지니지 못하는 물건과 구별하여, 목적 자체로서 존엄하고 절대적 가치를 지닌다고 한 것은 철학사적으로 결정적인 영향을 주었다. 또한 <실천이성비판>에서 역사상 처음으로 인격과 인격성을 명확하게 구별했다. 인격이 “스스로의 인격성에 복종하는 것으로서 예지계와 감성계의 두 세계에 걸쳐 있는 주민”인데 반해, 인격성은 이념 인바 “자연의 전 메커니즘으로부터 독립된 자유로운 자기입법자”라고 정의된다. <인륜의 형이상학>에서는 인격성의 개념을 둘로 구분했다. 한편은 도덕적 인격성이자 실천이성비판을 계승한 것으로서 도덕적 법칙 하에 있는 ‘이성적 존재자의 자유’라고 정의되며, 다른 한편은 심리학적 인격성이자 순수이성비판을 계승한 것으로서 ‘자신의 현존재의 다양한 상태에서 자기 자신의 동일성을 의식하는 능력’이라고 정의되었다. 또한 <정초>에서는 인격이 귀책능력의 주체로서 정의된다. 일반적으로 인격성은 로크류의 심리학적 인격성과 홉스류의 도덕적 인격성으로 구분된다. 칸트에 의해서 확립된 근대적 인격성 개념은 그 후 독일 관념론에서 이성적 측면이 강조된 나머지 초개성적이고 형식적인 것으로서 전개 되었다. 그와는 역으로 괴테와 짐멜은 개성적이고 구체적인 인격성을 추구하여 20세기에 이르러 셀러의 현상학적 인격성의 개념으로 열매를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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