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미술도서관에 다녀왔다. 5년 전 개관할 때 가 보고, 다시 가 보니 초기 보다 공간이 안정적으로 느껴진다. 개관 이후 도서관 건축의 새로운 시도로 각계의 관심과 방문이 줄을 잇는 다더니, 확연히 의정부시 위상을 높여주고. 의정부 문화의 중심으로 자리매김 한 기분이다.
오전에 갔는데 테이블마다 커피나 음료를 자유로이 소지하고, 편안하게 책을 보고 있는 이들이 보기 좋았다. 나도 저들처럼 미술도서관에 여유롭게 머물고 싶었다. 이용자가 앉아 있는 모습 그 자체로도 그림이 되는 도서관. 도서관 주변 지역주민이 다 부러울 정도로 쾌적하고 근사하고 특별한 도서관이다.
의자 하나. 서가 및 소품 하나하나까지 섬세하게 신경 쓴 걸 보니 기획한 이들의 열정이 그대로 느껴진다. 특히 책을 소개하는 큐레이션 코너 앞에선 저절로 발걸음이 멈춰지고 책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좋은 책을 소개해 주려는 사서들의 열정이 그득 담겨 보인다. 공간 자체가 특별하다보니 건물을 관리하고 운영하는 이들의 수고로움은 안 봐도 감히 가늠이 된다.
우리나라 도서관 중 제일 멋진 도서관 중 한 곳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미술도서관과 음악도서관은 전국 도서관 리모델링 기획할 때, 꼭 들러가는 도서관 중 하나라고 소문이 자자하다. 도서관 3층에는 커피숍도 있어 ‘음료 반입 금지’ 도서관이 아니라 자유로이 마시며 책을 읽을 수 있는 편안한 도서관이라는 것도 인상 깊다.
개관 5주년 기념으로 신사실파 백영수 화백 전시회가 열리길래 간 김에 관람했는데 화백의 작품이 대거 출품되어 영광이었다. 5년 전엔 사이즈가 작은 작품이 주를 이뤄 아기자기한 느낌이었다면, 이번 전시회는 대작도 많고, 작품 수도 많아 미술전이 풍성하고 감동이 배가 됐다. 미디어 아트로 꾸민 소개 영상은 마치 한 편의 애니메이션 동화를 보는 기분이 들었다. 백영수 화백 작품 속의 별들이 떨어지고, 그림 속의 모자상이 영상으로 다시 생생하게 등장한다. 특히 꽃비와 흰 눈이 내리는 장면은 마치 꿈결 같다.
개관 초기부터 지역 화가들을 발굴 지원하고 무명 작가들의 작업 공간을 지원하는 등 지역과 상생하고 협업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3층 어디엔가 <미술관 안의 도서관. 도서관 안의 미술관>이라는 적혀있는 도서관의 캐치프레이즈처럼 도서관과 미술을 조화롭게 이어주는 의정부미술관의 역할이 돋보인다.
간만에 도서관 견학은 바쁜 연말에 잠시 쉼표 같은 시간이었다. 특히 <‘그림’은 ‘그리움’의 준말입니다>라는 전시 소개 문구가 오래오래 기억될 것 같다. 혹시 내가 그렇게 그림을 좋아한 이유가 그리움 때문은 아니었을까? 의정부미술도서관은 그 공간을 다녀만 와도 화가된 양 꿈을 꾸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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