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부터 한동안 연락 없던 이들에게 연락이 온다.
며칠 전부터
한동안 연락 없던
이들에게서 소식이 온다.
“한 번 보자.”
“그래, 보자.”
그 말 한마디에
갑자기 일정을 조율한다.
이상하게 사람 마음은 다 비슷한지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이들의 연락이 당도한다.
12월은 바쁠 테니,
다들 11월 안에 만나고 싶은가 보다.
이러다 11월이 제일 바쁜 달이 될 것 같다.
밀린 숙제 하듯
그리운 마음을 꺼내놓고 싶은가 보다.
이제는 한 주에 한 번 일정도 버거운데
어느새 몇 개의 약속이 쌓여간다.
이걸 어찌 감당하나 싶다가도
그래도 보고픈 이들이라—
마음이 먼저 움직인다.
그리워도 안 만날 수 있는데
달려가고 싶은 마음이 있다는 건
아직 살만하단 뜻이겠지.
그리운 이들이 생각나는 11월.
12월이 오기 전에
못 만난 얼굴들,
그리움에 쌓인 이름들을 부랴부랴 만나야겠다.
그리운 이들을 보려면
밥도 잘 먹고, 잠도 잘 자고,
체력도 챙겨야겠다.
이제는 만남이 조금 버거운 나이,
말 한마디도 조심스러운 나이.
그럼에도 여전히—
그립고, 보고픈 나이다.
11월 / 나태주
돌아가기엔 이미 너무 많이 와버렸고
버리기엔 차마 아까운 시간입니다
어디선가 서리 맞은 어린 장미 한 송이
피를 문 입술로 이쪽을 보고 있을 것만 같습니다
낮이 조금 더 짧아졌습니다
더욱 그대를 사랑해야 하겠습니다.
몇 번이나 브런치에 글을 '쓰다 말다'를 되풀이했다.
뭔가 써야 할 것 같은데
자꾸 움칫하고 주저되던 가을이다.
긴 감기는 핑계고, 아마 계절병이겠지?
그러다 문득 푸념 같고, 낙서 같은 마음 한 자락 내려놓는다.
11월이라 그럴까?...
시인이 시처럼 더욱 무언가를 사랑해야 할 것 같다.
오늘 점심시간에(입동)
#11월 #입동 #11월은밀린숙제하는달 #11월은그리운사람만나는달 #나태주시인 #11월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