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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은 누구 기준인가?

상식이 상식이 아닌가 의구심이 든다.

by 민들레

나는 상식선이라고 생각하는데 그것이 아닌가 싶은 때가 살면서 꽤 자주 있다.


난 아이들의 가방을 실제로 무겁지 않다면 들어주지 않는다.

요즘은 교과서도 학교에 다 두고 다니므로 정말 가방 안에 종이 한 장 들어있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인데도 교문에서 보게 되는 많은 아이들과 학부모의 모습에서는 노룩패스가 기본이다. 아이들은 보자마자 가방을 던지고 부모는 당연히 가방을 받아서 차에 싣는다. 가방을 잘 받지 못하면 그 또한 부모가 미안할 일이다. 부모는 사과하고 아이들은 화를 낸다. 부모와 아이가 아니라 인기스타와 매니저를 보는 듯할 때가 많다. (요즘엔 스타와 매니저 사이에서도 그러면 인성논란이 된다.)


아이의 의견을 참고하는 것과 아이의 의견대로 하는 것은 다르다고 생각한다.

아이와 친구 같은 부모가 되고 싶은 마음은 이해하고 인정한다.( 나의 인정을 바라진 않겠지만 )

그런데 미성년인 아이들과 부모가 친구처럼 지내는 것이 과연 옳기만 한 일일까?하는 의구심이 든다.

미성년과 성년사이에 미성년이 모든 주도권을 가지는데 친구 같은 관계라고 하니 이게 맞나 싶다.

아무리 차로 5분여 온다고 해도 픽업하러 온 부모가 아이가 더 논다고 다시 집으로 보내면 또 집에 간다.

아이가 부르면 또다시 왔다가 더 논다 하면 다시 집으로 간다.

웃으며 그 반복을 감내하는 부모를 보면 알아서 걸어오라고 마중도 나가지 않는 나와 누가 더 위험한지 모르겠다. (우리 집은 학교에서 도보 1분 컷이다.)


아이에게 미성년을 설명하면서 너희가 성년이 아니므로 너의 잘못이 너로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미성년은 그런 것 아닌가. 아직은 미성숙한 성년으로 가는 단계. 하여 아이의 잘못을 부모가 연대책임지는 것.

미성년이 성인을 끌고 다니는 관계가 상식처럼 되어버려서 나는 좀 더 헷갈린다.

그럼 나의 잘못을 아이가 연대책임으로 지는 것인가?

뭐 나의 부족한 음식솜씨를 아이가 책임지는 부분은 있다. 맛없지만 그래도 먹어준다. 감사.

오늘도 교문 앞엔 아이들을 모시러 온 부모들이 줄지어 있다.

나는 그저 쓱 한번 쳐다보고 혼자 풀 뽑는다. 갈수록 알쏭달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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