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귀성의 한가운데에서

양쪽 다 역귀성을 해 주는 명절이라니

by 민들레

시댁에서 경기도의 우리 집까지 평소 자차로 4시간 30분.

srt를 예매해 드리고 시부모님이 역귀성을 해 주신지가 6년 차다.

이제는 초등고학년이 된 아이들이지만 전에는 막히는 길 6시간 이상을 내려가야 하는 어려운 길이었다.

가는 중간중간 휴게소에 무엇이 있는지가 중요했고 지루해하는 아이들을 달래 가며, 먹여가며 길고 긴 명절 행렬에 참여하다가 아이들이 초등학교를 들어가기 직전에 이사했다.

이사를 기점으로 제사와 차례가 나의 손으로 넘어왔으며 시부모님의 역귀성도 시작되었다.

아이들을 달래며 내려가는 것보다는 부모님이 올라와주시니 감사한 와중이었는데 추석 차례를 아침 7시 30분에 드리고 9시도 되기 전에 광주로 부랴부랴 출발하시는 모습을 보니 광주에서 아버님댁을 찾아올 형님과 아주버님생각에 그러신가 싶어 아무리 나이가 들었어도 자식은 자식이 구나하는 생각을 했다.


구순의 연세에 당일 서울에서 전라도로 이동해서 저녁은 또 자식들과 함께 하는 일정이라니 나도 요즘 하루 2건의 약속은 힘들어서 안 잡는 편인데.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친정엄마는 나와 같은 시의 끝에서 사는데 차로 40분 정도 거리다.

전에는 내가 시댁에 내려가서 본인도 시댁 먼저 들리고 온 형님까지 만나고 상을 치우고 올라오는 일정이어서 명절 때 친정을 챙기지는 못했다. 이제는 명절을 이곳에서 지내는데 시부모님이 오시니 정작 또 명절 당일에는 친정을 찾아뵐 생각을 안 했다. 매번 오셔서 시부모님 가실 때 인사하시고 아이들을 데려가셨는데 오늘은 전날 무리하셨는지 혓바늘이 돋으셨다고 쉬시겠다고 했다.

시부모님에 비하면 젊다 하지만 엄마 나이도 이제 칠순인데 전날 시부모님을 모시고 근교 드라이브를 담당하셨으니 딸 가진 엄마는 무슨 죄로 본인도 며느리 본 나이에 사돈 시중을 들고 있으신가 생각한다.

오늘은 푹 쉬고 내일 오셔서 애들을 데려가시겠다고 시부모님 올라오셔서 힘들었을 텐데 청소하고 푹 쉬라고 해 주시는 엄마와의 통화를 끊으면서 나는 정말 양쪽 부모님들이 역귀성을 해 주는 한가운데 있구나 생각했다.

자식이란 그런 것인가. 구순의 부모님을 빨리 움직이게 하고 칠순의 엄마가 운전하고 달려와 아이들 셋을 보게 만드는 것.

작가의 이전글자기 몫의 친절함을 해결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