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나이 75세
엄마는 아직 운전을 하신다.
하지만 바닥에 앉기를 힘들어하신지는 좀 오래됐고 이제 점점 걷는 걸 잘 안 하려고 하신다.
그나마 시골살이에서 엘리베이터가 있는 아파트로 이사 가신 게 득일지 실일지 모르겠다.
걷기가 어려우니 안 걸을 수 있어서 좋지만 한편으로 시골에서는 땅을 밟고 걸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따로 운동하지 않아도 됐는데 이젠 운동을 따로 해야 하고 아프니 운동을 기피해서 점점 걸을 일은 줄어들고 있다.
물속 걷기라도 열심히 하고는 있지만 수영장 물이 피부에 안 맞아서 그것도 나름 또 고생 중.
오랜만에 전화 온 친구는 친정엄마의 치매판정 후 2년째 가정에서 모시고 있는데 너무 힘들다고 하소연한다. 내가 거들어줄 수도 없고, 경험해 보지 못한 일이니 말 보탤 것도 없어서 그저 묵묵히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하소연을 들으면서 관절의 노화나 뇌의 노화나 둘 중 하나일 테지만 그래도 관절은 의학의 힘을 빌릴 여지가 있으니. 나는 그나마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당사자의 입장에선 맘껏 걷지 못하는 불편함이 더 클지도 모르겠다. 치매는 본인은 행복한 병이라고는 하니까. 하지만 나는 당사자의 입장보다는 간병하는 입장에 더 공감한다. 걷기 불편한 게 치매보다 감사할 따름이다.
그렇게 통화를 마무리하고 나서 내게도 점점 간병의 시간들이 다가오고 있다는 걸 깨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