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그런 것
오랜만에 전화벨이 울렸다.
가끔 문자는 주고받아도 통화는 잘하지않는터라 무슨 일이 있나? 생각하며 전화를 받아 든다.
너의 목소리는 한껏 톤이 올라가 있다.
너는 우리가 알게 된 학교 교정에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우리가 다니던 캠퍼스를 거니는데 도대체 어딘지 알 수도 없을 만큼 너무도 변했노라고.
지금 같이 살던 자취집을 찾아가 보려는데 찾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너의 소식에 나도 마치 그곳에 있는듯하다.
" 이곳에 오니 누구한테 말하고 싶은데 말할 사람이 없잖아? 딱 네 생각이 났지. "
그래 20년 전 우리는 그곳에 있었다.
같이 밥을 먹고, 수업을 듣고, 학생회 활동도 했으며, 같은 집에서 잤다.
같이 살던 친구들, 학생회 멤버들 다들 잘 지낸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그 많은 사람들 중에 이런 연락과 이야기가 가능한 건 너랑 나 둘 뿐이다.
친구를 잃는 것은 시간의 증인을 잃는 거라던데.
같이 했던 그 많은 친구들의 연락처를 잃고 동시에 많은 증인을 잃었음을 새삼 깨닫는다.
그래도 너와 내가 서로의 증인으로 한 명은 남았으니 그것 또한 다행이고.
다음에 같이 모교에 찾아가 보자는 말, 이뤄질지 어떨지 모를 말로 전화를 끊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