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병원 장례식장은 더 좋은 건가?
요 근래 아프시던 지인 분들의 소천 소식을 연달아 듣게 되었다.
한분은 요양병원에 10년 이상 입원해 있으셨고
한분은 두 달여쯤 입원해 계신 상태였는데 두 분 모두 퇴원은 하지 못하고 부고 소식이 왔다.
첫 번째 장례식은 생전 그분이 오래 입원해 계시던 그 요양병원의 장례식장이었다.
두 번째 장례식은 입원해 계시던 병원이 아닌 다른 시의 종합병원 장례식장인데 평일 오전 시간이었는데도 지하 4층의 주차자리가 겨우 몇 자리 여유가 있어 좁디좁은 주차장에 겨우 주차를 한 것은 내 주차실력의 부족 탓도 있지만 그 병원 자체가 워낙에 주차난이 안 좋은 병원인 탓도 있었다.
사람이 바글바글한 병원 구석구석을 빠져나가 휙 지나칠만한 장례식장 입구를 주차안내하시는 분의 안내를 받아 찾아 들어가니 왠지 신전에 들어가는 기분이 들었다.
엘리베이터 타는 곳도 안내를 받아야 한다는 문구만 있어서 찾지 못하고 아픈 다리로 계단을 한 계단 씩 내려가는 엄마를 모시고.
부고문자는 전날 새벽 12시에 받았다는데 다음날 아침 11시에 도착한 우리는 물 한잔 마시지 못하고 조문을 드리고 나왔다. 먹으러 간 것은 아니니 준비에 바쁜 와중에 그냥 나온 것은 우리 선택이라고 해도.
(그래도 가장 사람이 많이 찾아오는 두 번째 날 오전 11시에 음식이 준비 전인건 좀 아니라는 생각은 나만의 생각)
사람이란 무릇 자기 손의 가시가 제일 아픈 이기적인 동물이니 돌아가신 분과 그 가족의 슬픔보다 주차가 어려운데 대체 왜 이 병원 장례식장을 잡은 걸까? 하는 생각이 머릿속에 계속 맴돌았다. 그곳에서 진료를 받거나 치료 중이셨던 것도 아니고 굳이 "시"를 넘어가면서 종합병원의 장례식장을 잡아야 하는 이유가 있는 건가?
같은 동네에서 몇십 년을 사셨는데 우리 동네에서 버스 한 번으로는 갈 수도 없는 그 병원에 그렇다고 차로 온다 해도 주차도 어려운 그곳을 잡은 이유가 뭘지 생각했다.
사람이 별로 안 왔다고 이야기하셨는데 나이 드신 분들이 오기가 어려운 상황을 만드셨다는 건 생각을 못하시는 걸까? (버스+지하철+도보를 해야 가능한 장소였다)
브랜드가 중요한 사람은 장례식장도 종합병원이라는 브랜드를 원하는 걸까?
정작 돌아가신 분의 뜻과는 전혀 상관없이 남은 사람의 결정으로 이루어지는 장례에.
영정 사진을 보며 속으로 여쭤봤다.
'이곳에서 장례를 하길 원하신 건가요?'
늘 같은 시간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꾸준히 땀을 흘리며 걸으시던 고인의 생전 모습이 생각나서 나오는 마음이 영 편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