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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들레 Jul 31. 2024

여름의 맛

수박, 참외, 복숭아를 넘어서는

장마 기간. 밤에는 비가 퍼붓는데 낮에는 쨍쨍 해가 난다.

그 해가 너무 뜨거워 폭염주의보와 폭우주의보가 같이 내리는 날들.

잠깐잠깐 짬 나는 해를 보고도 옥수수가 익고 애호박이 자란다.


폭우와 강풍에 약한 옥수수대는 쓰러지고 깻잎대는 꺾이고 애호박은 녹는다. 이기 전에 아까워서 후다닥 갈무리한 깻잎을 썰고 녹아버리기 전에 따서 랩으로 포장한 애호박과 막내가 학교 텃밭에서 따온 고추를 송송 썰어 올리고 애호박 전을 부친다. 양파 피클하나 올려 애호박 전을 찢어 먹으면 '여름의 맛이다'라는 단어가 절로 나온다.

 따서 소금 한 톨도 넣지 않고 찐 옥수수는 어떠랴.

달고 오묘한 그 맛을.


과일의 맛과 비교되지 않을 당도이지만

과일과 겨루어도 지지 않을 맛이다.

하나가 부족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나지 않게.

깻잎, 고추, 애호박, 양파, 옥수수가 만드는 여름의 맛.

마음이 넉넉해지는 맛이다.


올해도 역시... 살은 나만 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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