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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만에 무언가 바뀌었다.

1박 2일로 얼음축제장에 다녀왔다.

by 민들레

얼음분수축제에 다녀왔다.

근 몇 년간 산천어축제를 다녔는데 올해는 급히 청양으로 일정이 잡혔다.

아무래도 축제이다 보니 평일에 가고 싶었는데 먼저 다녀와야 할 병문안이 있어서 목요일 저녁에 청양에 도착해서 금요일 아침에 축제장 도착. 화천 산천어축제에 비하면 규모나 참여인원이 비할바가 못됐지만 점심시간이 지나자 대기인원이 점점 늘더니 종내에는 아이들이 줄을 서는 게 너무 기다며 집에 가자고 했다.

목요일은 바람이 차가워서 잠깐잠깐 차에서 내릴 때는 뛰어다녔는데 금요일은 조금 걸으면 더워서 패딩을 벗고 싶은 날씨였다.

쌀쌀한 봄날씨 같다고 생각한 건 나 혼자가 아니어서 여기저기 작은 땅 햇볕 드는 곳엔 부지런한 냉이들도 푸릇푸릇 마중을 나와주었다.

그렇게 하루 일정을 다녀왔을 뿐이다.

오늘 주방창가에서 늘 보던 풍경에 뭔가 이질감이 느껴졌다.

뭐가 다르지? 한참 생각했는데..

그 금요일 하루의 이른 봄햇살이 모든 눈을 녹여버린 거다.

한 달 넘게 눈이 덮여있던 풍경에서 눈이 사라지니 마늘을 덮어둔 검정비닐들이 보이는 것이 달라진 이유였다.

배경이 화이트에서 블랙으로 바뀌었으니 큰 변화라면 변화인데 진짜... 이것이 하루 만에 일어나는 일이라니.


아무리 많이 온 폭설과 한파에도..

햇살이 온도를 올려버리면 그것들이 사라지는데 겨우 하루.

어릴 때 본 나그네 옷 벗기기의 승리자는 이러나저러나 햇볕인 것이 진리라고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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