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들 다 컸구나!
아직 초등학생인 아이들에게 핸드폰을 사주지 않았다.
용돈으로 모아서 사라고 했고 가격을 부풀려 말해주긴 했으나 아직까진 큰 불편 없이 (나의 기준에서) 잘 지내던 터인데 오늘 부부동반으로 초대받은 자리가 있어 아이들만 두고 외출을 하게 되었다.
늦게 들어오게 될 것 같아 냉동실에 있던 식빵을 꺼내주고 마요네즈랑 쨈이랑 해서 먹고 있으라고 일러두고 나갔다.
3시 약속이니 5시면 들어오게 될 줄 알았는데 초대해 주신 분께서 카페까지 데리고 가시는 바람에 6시 30분이 되도록 모임장소에 있었다.
이야기가 길어지다 보니 아이들의 안부를 물어주셔서 아이들끼리 잘 있다고 다만 핸드폰이 없는 상황이라 무슨 일이 생겨도 우리가 알 수 없으니 좀 답답하긴 하네요하고 말씀드렸다. 덧붙여서 정말 큰일이 생기면 옆집에 가서라도 전화하겠죠라고 말했는데 정말 그렇게 옆집 할아버지의 전화를 받게 되었다.
옆집할머니랑은 통화를 가끔 하니 전화번호를 입력해 두었는데 할아버지의 연락처는 몰랐던 터라 모르는 번호지만 혹시나 싶어 받으니 큰 아들이 전화를 한 것이다.
"엄마 5시면 오신다더니 7시가 되어가는데 안 와서 옆집할아버지네 와서 전화해요!"
그 전화가 어찌가 반갑던지.
올해 6학년이 되는 우리 큰 아들은 매사 조용하고 말이 잘 없다.
막내가 전화했으면 그러려니 했을 텐데 큰아이 성격에 옆집 할아버지네 가서 전화를 빌려서 한다는 것 자체가 뭔가 큰 산을 넘은 사건이라서 너무 뿌듯했다.
"어 엄마 지금 들어가고 있어 20분 안에 집에 도착할 거야"
하고 오는 길에 아이들 줄 간식거리를 사 가지고 왔다. 배고팠을 아이들을 우선 챙기고 혹시나 옆집할머니가 걱정하실까 해서 대봉감을 챙겨서 인사드리러 다녀왔다.
아이들을 재우고 신랑하고 정말 우리 아이들 많이 컸다. 이젠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도 알고 도전도 할 줄 알고 고학년 답다고 보리차를 나눠마시며 이야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