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봄비를 기다리며

여기저기 트랙터 소리 분주하다.

by 민들레

내일 봄비가 예보되어 있다.

시작은 비인데 눈으로 변한다는 예보이지만 일단 3월의 중순.

눈보다는 비에 정점이 찍힌다.

어제 마늘, 양파, 대파에 겨울 내 덮어두었던 비닐들을 모두 제거했다.

나는 틈틈이 비닐제거와 그 안에 한아름 피어있는 잡초 제거에 올인했고 신랑은 아침 30분을 활용하여 며칠 동안 비료를 뿌려두었다. 미리미리 조금씩 해 둔 일의 보람이 느껴지는 것은 비 오기 전에 그 모든 일을 끝냈다는 것이고 트랙터 운전하시는 분이 동창들과 약속을 잡은 와중에도 작은 밭이니 비 오기 전에 한번 갈아주고 간다고 밭을 다 갈고 두둑까지 만들어주고 갔다는 것이다.


두꺼운 비닐을 벗기고 주변의 잡초도 다 제거한 뒤 추비까지 골고루 뿌려주고 봄비를 기다린다.

이제 비가 와서 흙이 물을 머금으면 본격적인 올해 농사의 시작이 될 것이다.

나는 틈틈마다 잡초를 뽑느라 바쁠 것이고 신랑은 이제 비닐 작업 심는 작업에 바쁠 테다.

귀농 5년 차 매번 유튜브에 의존하고 옆집 농사를 커닝해 가며 따라 하기 급급했는데 오늘 옆집 할아버지도 우리도 각자 동시에 자기 밭에 추비를 뿌리고 있으니 시작이 좋다는 느낌이 들고 조금 농사가 손에 익는구나 생각이 들어 뿌듯했다.


조금씩 미리 해 두기를 올해 농사의 모토로 잡아본다.

겨울을 버텨낸 달큼한 대파를 샤부샤부에 넣어 먹는다. 봄맛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엄마가 핸드폰을 잃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