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꿈이 뭐야?"
"에이~엄마는 이제 끝났.."
아차차... 아니지!
내가 왜???
학교에서
장래희망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며
나에게
꿈이 뭐냐 묻는 1학년 딸아이에게
생각 없이 대답을 했다가
얼른 그 끝을 거두었다.
끝나긴 내가 왜 끝나?!
나 낼모레 죽어??
현문우답이었지.
아이를 낳고도
승무원으로 복직을 해서
시공간을 자유로이 떠 돌아다니던 나는
미국으로 터전을 옮기게 되면서
경단녀가 되었다.
다행히 새로운 곳에 적응을 하느라
그리고
난 생 처음으로
아이들과 24시간 매일매일을
붙어 지내느라
추억 팔이를 하며
우울해할 겨를은 없었는데
점점 시간이 흐르고
낯설었던 공간도
이제는 익숙한 터전이 되고 나니
내 눈에
내가 보이기 시작했고
내 귀에
내 마음이 들이기 시작했다.
'내가 지금 여기서 뭘 하고 있는 거지?'
'이게 맞는 건가?'
'난 이렇게 밥만 하다 죽는 건가?'
내가 어쩌다 이렇게 됐지 싶었고
스스로가 무능력해 보이면서
이렇게 점점
바보가 되어 가는구나 싶었다.
그리고 그 마음은
나를 깊고 진한 Blue에 빠뜨려
허우적대게 만들었지.
그때
신기하게도
우연히 Brunch를 만나게 되었다.
이 먼 타국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자포자기였던 나에게
Brunch는
작가라는 타이틀을 내주었고
내가 활동할 수 있는 무대를
선물해 주었다.
나의 생각과 일상에 대해
조용히 적어 내려가는 작업이
마치
참빗으로
마음을 빗어 내는 것 같더라.
엉킨 것들을 풀어내고
작은 먼지들을
걸러내는 작업을 거치고 나니
부드럽고 찰랑이는 마음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그러면서
조금씩 찾아가는 내 자아.
조금씩 회복되는 내 자아.
조금씩 안정되는 내 자아.
그렇게
나의 작은 이야기가
다른 사람에게
전달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어
지금은
'주재원, 부인들의 내조 전쟁터'라는
글을 연재 중이고
나의 글을 읽어주는 독자분들과
시공간을 뛰어넘어 함께 하고 있다.
이러한 시간과 경험이 쌓이게 되면
언젠가는 나도
나만의 책을
출판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언제든
딸아이가 다시 나에게 꿈을 묻는다면,
누군가가 나에게 꿈을 묻는다면
이제는 머뭇거림 없이
자신 있게 대답해 줄 수 있다.
나의 생각과 경험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작가가 되고 싶다고.
지금까지의 나를 오롯이 담아낸
책을 쓰고 싶다고.
아직은 익숙지 않은
작가라는 타이틀 앞에
내가 당당해질 수 있을
그날을 꿈꾸며
오늘도
나의 가장 든든한 지원군 Brunch와 함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