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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금요일은 빨간 맛
by
블레스미
Dec 1. 2024
한국에서
추석이 가장 큰 명절이듯이
미국도
땡스기빙이 가장 큰 명절이다.
이 명절을
더 기다려지게 만드는 건
가족과 맛있는 음식
그리고 따뜻한 시간이지만
이 명절에는
사람들이 더 내심 기다리는
자매품이 딸려오기 때문이다.
그건 바로
Black Friday!
이름하여 블프!!
Yeah ~~~
땡스기빙은 목요일이고
그 바로 다음날이 금요일인데
블랙프라이데이라고 불린다.
과거에
적자를 기록할 땐 빨간색을
흑자를 기록할 땐 검은색을
사용했었는데
땡스기빙 다음날은
항상 최고의 흑자를 달성하기에
블랙 프라이데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댄다.
우리도
명절엔 용돈이 생기기 마련이니
엄마에게 뺏기지 않는 이상
그 돈 들고
문방구 뽑기로 달려가거나
동대문으로 옷 사러 달려가거나
친구들 만나 술을 먹든
더 보태어 플랙스를 하든
뭐라도 하는 날이니까
명절 대목, 명절 특수는
월드 와이드구나.
이날은 그야말로
돈 써 재끼는 날
돈 지랄하는 날
플랙스 하는 날
욜로족이 되는 날
오늘 하루만 사는 사람이 되는 날이다.
그동안 째려봤던 게 있다면
지금이 그때!
원래는
이름처럼 금요일에 시작하기에
자정이 되면 세일가가 오픈된다.
그럼
사람들이 그 시간에 미친 듯이 달려갔지.
그런데 요즘은
서로 업체끼리 경쟁하느라
오픈 시간이 조금씩 당겨지더니만
땡스 날이면 이미 세일가가 오픈되어서
러시하는 진풍경은 많이 사라졌다.
그러면서 아쉬운 건
세일가가 예전 같지 않다는 거.
예전엔
정말 '사장님이 미쳤어요'가
하나 걸러 하나였는데
지금은
그 미쳤던 사장님들이
정상으로 많이 돌아오셨다는 거.
요즘은
한국에도 널리 전파된 상업문화라
지구 반대편에서도
이날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더라.
온라인으로도 소비가 가능하니
시차를 맞추는 부지런까지 떨어가며
동참이다.
많이들 득템 하셨기를.
이렇게 전투적으로 쇼핑하는 날
우리는 영화를 보러 간다.
명절 연휴엔 또 영화 아니겠음?!
모아나 2를 보고 싶어 하는 아이들을 위해
저녁으로 예매를 해 놨더랬다.
예매하고 보니
블랙 프라이데이인 데다가
영화관이 대형 쇼핑몰 안에 있네??
이거 이거 위험한데~~
겸사겸사 둘러보자며
조금 일찍 출발하기로 한다.
와우!!
근처로 진입할수록 차가 차가..
그 큰 주차장은
이미 애저녁에 가득 차버렸고
경찰들도 이곳저곳에서 열일 중이다.
사람들은 개미 떼처럼 보일 정도.
양손에
쇼핑백이 주렁주렁 달린 개미들.
쇼핑몰 안은 더 가관이더라
사람으로 파도가 친다고나 할까?
혹 해서 들어가 본 매장마다
계신 줄이 뱅뱅 똬리를 틀고 있어서
오히려 맘에 드는 게 있으면
큰일이다 싶은 정도.
일 년 중
오늘만 볼 수 있는 진풍경이다.
견물생심이라고
별생각 없던 우리 손에도
하나씩 들려있다.
지갑 사수를 외치던 나마저
외면할 수 없는 아름다운 가격에
눈이 돌아가더구먼.
그나마
영화 상영시간을 맞추느라
기둥뿌리는 지켰다.
극장에 도착해서
팝콘과 음료를 옆구리에 끼고
자리를 찾아 착석.
이제야 엉덩이 좀 붙여 본다.
아이고 소리가 절로 나오는..
자 이제 영어 리스닝 타임.
어쩌고 저쩌고 쏼라쏼라 한바탕해 댄다.
모아나 2편이 8년 만에 개봉하니
우리 모아나도 마이 컸네~~~~
1편을 본 게 1학년 때였으니
울 집 애들만 커서 온 게 아냐~~~~
3편도 나올 거 같던데
또다시 8년이면 난...
도리도리
영화가 끝나고 나와보니
쇼핑몰에서도 이제 그만 가시라며
영업종료 방송 중이다.
사방에 난 문으로
우르르 개미 떼 이동 중.
이제 또 집에 들 간다고
난리 난리들이다.
하필이면
블프에 영화를 예매했다 싶었는데
그래도
이렇게 명절 기분 내니 좋더라.
사람 좀 북적대고
돈 좀 써줘야 그게 명절이지.
11월의 마지막 금요일을
이대로 오늘을 보낼 순 없다.
집에 와서
땡스기빙 식사 때 남은 와인에다가
치즈 과일 차려놓고
우리끼리 뒤풀이다.
뒤풀이의 대화 주제는
영화 모아나.
영어 듣기 평가 채점 결과를 보니
모아나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네
.
.
.
.
.
.
.
.
헤이, 모아나!
캔 유 스픽 코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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