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1인 다방
by
블레스미
Dec 3. 2024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커피가 뭔지 알아?
월요일 아침
일제히 내보내고
혼자 마시는 커피다.
땡스기빙 연휴로
수요일부터 장장 5일을
한 몸으로 붙어 지냈네.
훠이훠이
저 멀리 날아가라 내보내고
전기팟에 물을 끓인다.
나는
커피를 즐기는 사람도 아니고
어디 원두니 무슨 종류니
그런 거 하나도 모르는
커피 무식자.
이걸 마신다고 해서
잠이 깨는지도 나는 잘 모르겠으며
있으면 마시지만
굳이 찾아 마시지는 않는 타입.
그래도
월요일 아침만큼은
뜨끈한 코-오피를
블랙으로다가 한잔 뽑아 들고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자리에서
분위기 한 번 잡아 본다.
우리 집에서
내가 젤 좋아하는 공간에 앉아
내 취향 음악을 배경으로 깔고
창 밖 보며 한 모금
햇볕에 눈 감고 한 모금
혼자 영화를 찍고 앉았네
애정하는 이 공간에
내가 제일 좋아하는
그림액자를 걸어놨다.
처음엔
그냥 색감이 좋았다.
비록 명화를 카피한 그림이지만
이 작품과 그리고,
그린 작가에 대한 설명도 있는지라
나는 참 좋다.
나의 지정석에 앉아
왼쪽으로 올려다보면 보이는
이 그림.
작고 초라한 곳에서
다른 사람들은 보지 못하는 행복을
알아보는 당신을
축복한다.
읽고 또 읽는다.
잘하고 있다, 잘할 거다
그래, 바로 그거야
라고 말해주기 위해
그 누군가가
나에게 보낸 편지 같다.
주기도문을 이리 열심히 외울까
염불을 이리 열심히 읊을까
매일 아침 이 자리에 앉아
읽고 또 읽는다.
귀로는 음악을 듣고
입으로는 커피를 맛보고
코로는 그 향을 느끼며
눈으로는 그림을 마음에 담는다.
손은???
당연히
블로그와 브런치를 두드린다.
'글'이라는 참 빗으로
마음을 정갈하게 빗는다.
엉킨 것도 풀고
어디서 붙은 건지 모를 먼지도 떨쳐낸다.
그리고 나면
수북이 부풀었던 게 차분히 가라앉고
찰랑찰랑 윤이 난다.
이 시간이 나는 제일 좋다.
이렇게 있다 보면
시간이 얼마나 뚝 뚝 흘러가는지
마치 시간과 내가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하는 거 같다.
내가 숙인 고개를 들면
저 멀리 달아나던 큰바늘 작은 바늘이
어느 숫자에 다급히 멈춰 선다.
그리고 다시 내가 고개를 숙이면
또 열심히 도망쳐 달이나기를 반복.
이거 이거
이러다 저녁까지 무궁화꽃 하겠네
남은 커피 들이키며
블로그, 브런치 죽순이도
'우리 집'으로 출근한다.
야 야 너 움직였어!
빨리 이리나와!!
그래 너 말이야 너~~~
초. 바. 늘.
keyword
커피
월요일
아침
13
댓글
2
댓글
2
댓글 더보기
브런치에 로그인하고 댓글을 입력해보세요!
블레스미
소속
외국어로서의한국어
직업
교사
비서, 승무원, 강사, 교수의 타이틀이 있던 삶이었습니다. 미국 이주 후, 한국어를 가르치며 초기화 된 제 인생을 스스로 구하는 중 입니다.
팔로워
33
제안하기
팔로우
작가의 이전글
검은 금요일은 빨간 맛
김치 곳간 채우기
작가의 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