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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물처럼 Mar 18. 2022

<9>딸아, 너에게 해줄 말 있어
-직장생활에 대해

좋은 직장을 가져라

딸아, 좋은 직장이란 어떤 곳일까? 평판이 좋고, 연봉 많고, 복리후생이 잘되어 있고, 근무강도는 약하고, 기업문화 훌륭하고, 성장 가능성이 크고, 구성원들에게 기회가 많은 곳을 뜻하겠지. 하지만 세상에 이처럼 모든 게 좋은 직장은 없어. 연봉이 많으면 근무강도는 무조건 세다고 보면 돼. 인생이 선택이듯 직장도 선택이란다. 

딸아, 직장을 고를 때는 너에게 잘 어울리는 곳을 선택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단다. 세상이 좋아하는 직장이 아니라 너 자신이 좋아하는 직장에 들어가야 성공과 행복의 문에 빨리 다다를 수 있어. 

네가 잘할 수 있고 재미있는 일을 하는 직장이라면 합격점, 거기다 보람을 느낄 수도 있다면 금상첨화겠지. 이런 곳이 네게 가장 좋은 직장이란다. 조금 시간이 걸려도 이런 직장을 구하렴.


기쁜 마음으로 일해라

딸아, 직장에 다녀보면 항상 웃으면서 즐겁게 일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하고 한날 불만이 가득해 인상 찌푸린 채 생활하는 사람이 있어. 십중팔구 전자는 성공하고 후자는 실패한다고 보면 돼. 

직장은 누구에게나 삶의 최전선이란다. 솔직히 돈 벌려고 다니는 것 아니냐. 취미 삼아 직장 다니는 사람이 세상에 몇이나 되겠니. 출근하기 싫어도 해야 하고, 일하기 싫어도 해야 하는 곳이 직장이야. 어차피 해야 하는 직장 생활이라면 기쁜 마음으로 하는 것이 성공과 행복의 열쇠란다. 사실 직장에서 기쁨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 것이나 마찬가지야. 인생사 거의 절반이 직장에서 이루어지니까 말이다. 

“기쁨은 힘이다. 기쁨은 사랑이다. 기쁨은 영혼을 붙잡을 수 있는 사랑의 그물이다.” 성녀 마더 테레사의 말이란다.  


책임감 있게 일해라

딸아, 직장에서 책임감은 더없이 중요하단다. 업무 능력이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책임감이 결여된 직원은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어. 조직에 폐만 끼치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지. 

“일의 크고 작음에 상관없이 책임을 다하면 반드시 성공한다.” 성공학의 대가 데일 카네기의 이 말은 평범하면서도 울림이 커. 반대로 책임을 다하지 않으면 성공과는 거리가 멀다는 말이겠다. 

딸아, 책임감 있는 사람의 가치는 직장에서 금방 알아본단다. 자신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파악해서 최선을 다하는 자세, 시작한 일은 끝까지 마무리하려는 태도, 자기가 한 약속은 반드시 지키려는 마음가짐이 책임감 아니겠느냐. 이런 사람 싫어할 직장은 세상에 없어. 자기 할 일이 무엇인지 알면서도 요리조리 피해 다니는 사람, 모든 구성원들에게 밉상이란다.


너 자신의 성장을 도모해라

딸아, 직장에서 기쁜 마음으로 책임감 있게 일하다 보면 그것이 너의 성장으로 연결될 것이다. 일의 성과가 곧 너의 발전으로 이어지기 때문이지. 세일즈맨으로 크게 성공한 미국 작가 엘버트 허버드는 이런 말을 했단다. “무언가를 얻기 위해 일하지 말고 무언가가 되기 위해 일하라.”

젊은 시절 일에 몰두하다 보면 일의 성과를 자기 성장의 기회로 승화시키지 못하는 사람이 많단다. 조직의 부속품 구실밖에 하지 못했음을 뒤늦게 후회하는 경우도 있지. 

이런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는 직장 초년생 때부터 자기 이력을 잘 관리할 필요가 있어. 재능이 있는 직무에 경력을 쌓아 몸값을 올리는 게 중요하단다. 조직에 없어서는 안 될 만큼 전문성을 확보하는 게 좋아. 그럴 경우 조직의 규모가 성장할 때 자기도 함께 성장할 수 있단다.


공부하고 자격증을 따라

딸아, 직장에서 제대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틈날 때마다 공부를 해야 돼. 현장에서 열심히 일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남이 갖지 못한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는 것은 더없이 중요하단다. 특히 디지털 첨단지식이 끊임없이 흘러드는 요즘 이를 제때 취하지 않고서는 도태되기 십상이지. 

직장생활에 여유가 생기면 대학원에 진학해 공부를 병행하기 바란다. 석사학위 별 것 아닌 것 같아도 그 과정을 이수한 사람과 이수하지 않은 사람의 지식 격차는 상당히 크단다. 직장과 주위의 평가가 다른 것은 말할 것도 없지.

그런 의미에서 필요한 자격증이 있다면 가급적 빨리 따는 게 좋겠다. 학위와 자격증은 너에게 의외의 새로운 기회를 제공해 줄 수도 있어. 능력이 있어도 학위나 자격증이 없어 비단길이 막히는 불행은 없어야겠다.


근태를 확실히 해라

딸아, 출근시간 지키기는 직장인의 기본이란다. 직장과의 천금 같은 약속이야. 고용계약서에 필수적으로 명시하는 사항이기도 하지. 누구든지 몸이 아파 결근할 수도 있고, 차가 막혀 지각할 수도 있지. 하지만 그것이 반복될 경우 불성실과 나태함으로 비치기 십상이란다. 업무능력이 뛰어날지라도 신용을 잃기 때문에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어. 

직장인의 지각은 십중팔구 습관이야. 꼭 지각하는 사람이 지각하고 좀체 고쳐지지 않는 경우가 많지. 무단결근이나 상습 지각에는 불이익이 따르기 때문에 경각심을 갖지 않으면 안 돼. 늦으면 택시를 타거나 뛰어서라도 시간을 맞추는 게 정상이야.

근무시간 중에 자리를 비우는 것도 마찬가지야. 약국에 가든지, 잠시 사적인 만남을 할 때는 상사에게 보고해서 허락을 받는 게 당연한 예의란다.  


반가운 인사로 일과를 시작해라

딸아, 출근을 하면 반가움이 가득 담긴 인사로 일과를 시작하는 것이 좋아. 다정하고 성실한 직장인의 기본이란다. 출근한 아침 시간엔 대부분 피곤하지. 지하철이나 버스에 지쳐 일을 시작하기도 전에 파김치가 될 수도 있어. 이럴 때 활짝 웃으면서 제법 큰 소리로 인사를 하면 모두가 기분 좋아. 네가 먼저 출근을 해 있든, 늦게 도착하든 먼저 인사를 건넸으면 좋겠다. 손쉽게 분위기 메이커란 이미지를 만들 수도 있단다.

인사는 하루 종일 하는 거야. 다른 사무실을 방문할 때도, 복도에서 동료를 만났을 때도 살며시 웃으면서 반가움을 표시하는 게 좋아. 복도에서 자주 만나는 사람에게는 가볍게 목례하며 지나가는 게 좋지. 인사는 하급자만 하는 게 아니란다. 상급자가 먼저 인사를 건네면 품격이 생긴단다.


일머리를 빨리 익혀라

딸아, 직장에서 일을 요령 있게 참 잘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못한 사람도 있어. 보통 일머리가 있다, 혹은 없다고 표현하지. 일머리가 있는 사람은 의사결정권자가 요구하는 업무를 기한 내에 힘들이지 않고 해내지만 없는 사람은 기한을 넘기고도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생산하지 못한단다. 일머리 유무는 보통 일하는 센스와 노하우에 의해 결정되지. 

아빠는 일하는 센스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으로 방향성을 꼽고 싶구나. 방향이 틀리면 아무리 정교하게, 빨리 해도 아무 소용이 없어. 결국 다시 해야 되거든. 그래서 지시받은 업무를 시작할 때는 최고 결정권자가 어떤 결과물을 바라는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단다. 거기에 맞추어 일을 하고 보고하는 것이 가장 효율성이 높아. 이때 의문점이 있으면 주저 없이 질문해야 돼.

 

보고는 두괄식으로 간결하게 해라 

딸아, 군대에서 ‘보고는 생명이다’라는 말이 있단다. 적시에 정확히 보고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는 뜻이지. 직장도 마찬가지란다. 어떤 일을 했다면 구두로든 서류로든 결과를 보고하는 것이 직장생활의 일상이야.

그런데 보고는 잘해야 돼. 거기서 업무 능력이 사실상 판가름 나거든. 아빠 경험으로는 두괄식, 간결함, 논리성을 갖추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해. 물론 보고 받는 사람의 취향에 맞춰야겠지만 이 세 가지는 일반적으로 무조건 중요하다고 보면 돼.

직장에서 상사는 사실관계가 정확하다면 결론부터 듣고 싶어 하지. 그래서 보고 첫머리에 결론을 내세우는 것이 좋아. 이어서 그런 결론을 내리게 된 이유를 합당한 자료를 근거로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기본 순서란다. 중언부언하지 않고 간단명료하게 보고하는 것도 기본에 속하지.


‘안 된다’란 말을 함부로 하지 마라

딸아, 직장에서 가장 싫어하는 말이 ‘안 될 것 같다’란 말이란다. 수뇌부나 리더가 한번 해보자고 밀어붙이는 상황에서 실무자가 해보지도 않고 “안 된다”라고 해버리면 밉보일 수밖에 없지. 현대그룹 정주영 회장이라면 곧바로 “이봐 해봤어?”라고 다그칠 것이다. 청년 직장인에게는 “젊은 사람이 왜 그렇게 열정이 없어?”라는 핀잔이 돌아올 거야.

딸아, 젊은 직장인에게는 도전 정신이 필요하단다. 창조와 혁신 마인드가 없으면 결코 앞서 나갈 수 없어. 위에서 시키는 대로 고분고분 일하는 사람은 평균 이하가 될 가능성이 높아. 남들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도 한 번 해보자고 내지르는 열정을 가져야 돼. 칭기즈칸의 말로 알려진 이 문구는 언제나 유용하단다. “불가능이란 노력하지 않는 자의 변명이다.” 


일 잘하는 사람의 주변은 항상 깨끗하다

딸아, 직장에서 자기 책상이 잘 정돈된 사람은 십중팔구 유능하단다. 반대로 책상 위와 주변이 번잡하고 지저분한 사람은 일도 잘 안되지. 

일반적으로 정리정돈을 잘하는 사람은 생각이 바르고 논리가 정연하단다. 논리가 정연하기 때문에 일머리가 좋지. 어떤 일이든 방향을 잘 잡고, 맺고 끊는 능력이 있기에 속도감을 갖추고 있다고 보면 돼. 반대로 정리정돈이 안 되는 사람은 사고가 쓸데없이 복잡해서 일의 방향을 잃게 되지. 책상이 지저분한 사람은 자신의 인터넷 공간도 지저분할 가능성이 크단다.

딸아, 직장에선 여직원 책상을 눈여겨보는 경향이 있어. 지저분하면 집도 지저분하지 않을까 상상을 하게 되지. 같은 값이면 깔끔하게 정리 정돈하는 습관을 들여 품격을 갖추기 바란다. 


회식, 가급적 빠지지 마라

딸아, 회식 문화가 많이 개선되긴 했지만 젊은 직장인에게는 여전히 부담스럽지? 평생 함께 해야 할지도 모르는 공동체이기에 회식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단다. 가끔이라도 사무실에서 벗어나 편안한 분위기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은 전체적으로 실보다 득이 크거든. 남자들 중에는 먹고 마시는 것 자체를 즐기는 사람도 적지 않단다.

그렇다면 회식은 가급적 빠지지 않고 참석하는 것이 좋아. 조직의 일원으로서 당연히 분위기를 맞추는 게 중요하고, 사내 정보에 소외되지 않아야 한다는 점에서 빠지면 무조건 손해라고 봐야지. 다만 회식 분위기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바꾸도록 조심스럽게 의견을 내보는 것은 좋겠다. 술 없이 식사만 하든가, 점심시간을 활용하든가 방법은 여러 가지 있을 게야. 네 제안이 먹히려면 평소 일을 잘해야겠지.


상사에게 너를 홍보하되 만만하게 보이지 마라 

딸아, 직장에서 상사는 너의 운명을 좌우할 만큼 중요한 사람이란다. 매일같이 업무지시를 하고 수시로 평가하고 승진에 영향을 미치는 사람이지. 좋든 싫든 네가 잘 모시고 일하지 않으면 안 되는 존재야.

상사와 좋은 관계를 맺고, 또 그에게서 좋은 평가를 받으려면 네 강점을 적절히 잘 홍보할 필요가 있단다. 물론 시간이 흐르면 강점이 자연스럽게 드러나겠지만 ‘괜찮은’ 부하 직원임을 조기에 어필할 필요가 있어. 누구에게나 첫인상이 중요하거든. 취업 준비하며 자기소개서 작성할 때를 생각해보면 답이 나올 것이다. 은근히 너의 특장을 주입해보렴.

하지만 딸아, 잘 보여야 된다는 생각에 처음부터 만만하게 보이면 안 돼. 할 말은 조심스럽지만 당당하게 하는 모습을 보여야 너를 함부로 대하지 않는단다.


권력보다 권위를 갖추어라

딸아, 직장생활 불과 2~3년이면 너도 상사가 돼. 한두 명 후배가 생기면 업무가 편할 수도 있겠지만 선배 노릇 잘해야 된다는 부담이 생기지. 이때 후배한테 알량한 권력을 행사할 것이 아니라 권위 있는 선배가 되도록 노력하기 바란다.

딸아, 권력과 권위에는 현격한 차이가 있단다. 권력이 지위, 혹은 제도가 인정한 힘이라면 권위는 구성원의 존경과 신뢰에서 생겨난 힘을 말하지. 권력이 위로부터 생겨 복종을 요구한다면 권위는 능력에서 비롯돼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낸단다. 권력은 오래지 않아 끝나지만 권위는 지속성을 갖는다는 차이가 있지. 

현대 경영학의 창시자로 불리는 피터 드러커의 이 말을 음미해보렴. “이제 지위로 조직원 위에 군림하는 시대는 지나갔다. 인간적인 매력과 영향력으로 추종자를 만들어내야 한다.” 


적을 만들지 마라

딸아, 직장에서 적을 만들지 않는 것은 많은 사람과 친하게 지내는 것보다 훨씬 중요하단다. 같은 공간에서 함께 일하며 말을 섞지 않을 정도로 관계가 좋지 않은 동료가 한 사람이라도 있다면 여간 불행한 일이 아니지. 학교에서 친구 사이도 그렇잖아. 피차 모난 행동으로 적이 되기보다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둥글둥글 편하게 지내는 것이 훨씬 행복하단다.

만약 직장에서 얼굴 마주치기조차 싫은 사람이 있다면 가급적 빨리 마음을 푸는 것이 좋아. 네가 먼저 화해의 손짓을 하렴. 그것은 전적으로 너를 위해서지. 화해하는 순간 네 마음이 편해지거든. 예전처럼 친해지지 않아도 좋아. 최악의 관계를 해소하는 것은 무조건 좋지. 그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 닥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원수처럼 지내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야.


직장동료는 최고의 친구다

딸아, 직장에서 함께 생활하다 보면 왠지 마음이 끌리는 동료가 생겨나지. 매일 함께 일하다 보면 정이 드는 게 당연할 수도 있겠다. 어쨌든 마음이 통하는 동료와는 좋은 관계를 만들어 유지하는 것이 좋아. 입사 동기일 수도 있지만 동기가 아니더라도 연배가 비슷하면 호칭을 어떻게 하든 친해질 수가 있지. 아빠 주변을 둘러보면 이렇게 사귄 사람들과 평생토록 우정을 나누는 경우가 참 많단다.

혹시 학창 시절 좋은 친구를 많이 사귀지 못했다면 직장 동료들과 좋은 인연을 만들어갈 필요가 있어. 직장동료는 서로 경쟁해야 하는 숙명을 띠고 있지만 그 속에서 독특한 희로애락의 맛을 경험할 수도 있단다. 관심사가 동일하기 때문에 쉽게 친해지는 강점이 있지. 평소 인간적인 사랑과 배려로 깊이 친분을 쌓는 게 중요하단다.


이직, 좋은 기회일 수 있다

딸아, 요즘 평생직장이란 개념이 많이 희석된 것 같더구나. 청년들 사이에선 조건이 조금 나아 보이면 미련 없이 직장을 옮기는 분위기인 것 같아. 하지만 이직에는 분명히 장단점이 있단다. 연봉이 많고 자기 성장 가능성이 높다면 누구나 이직을 생각해 봄직하지. 하지만 그 대가가 혹독할 수도 있어. 근무조건 변화에 의한 스트레스가 극심할 수도 있고 미래 불확실성에 따른 리스크가 클 수도 있지.

아빠는 이직이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해. 인생을 자동항법장치에 의지해 똑같은 방향과 속도로 진행되도록 내버려 두기보다 직접 조종간을 잡아보는 것은 나쁘지 않아. 하지만 결단을 내리기 전에 충분한 정보수집과 조언이 필요하다는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 확신이 설 때 움직여야 위험부담이 줄어든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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