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순리에 따라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행복하다
*에픽테투스(55-135)=스토아 철학자. 지금의 터키 땅에서 노예로 태어나 위대한 철학자가 된 입지전적 인물. 무소유와 청빈을 실천했으며, 니코폴리스란 도시에 학교를 세워 철학 교육에 전념. ‘명상록’을 쓴 황제 철학자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가 흠모했던 인물.
에픽테토스는 세상사 순리를 중시했던 철학자다. 이는 스토아 철학의 기본 가르침이기도 하다. 최소한의 소유물, 소박한 마음, 불행에 흔들리지 않는 자유로운 정신세계를 바탕으로 자신에게 깃든 신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이 행복이라고 여겼다.
그는 불가항력적인 일에 마음의 평온을 잃지 말라고 가르쳤다. 자기가 할 수 없는 일을 하려다 다른 사람과 갈등을 빚어 불안과 고통 속에 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누구에게나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이 있다. 할 수 있는 일은 자기 마음을 바꾸는 일이요, 할 수 없는 일은 남의 마음을 바꾸는 일이다.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사람은 지혜로운 사람이요, 할 수 없는 일을 하려는 사람은 어리석은 사람이다.”
에픽테투스는 부동심(不動心, Apatheia)의 상태, 즉 감정이 완전히 억제된 상태에서 자연에 순응하는 삶이 행복이라고 생각했다. 주어진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평온한 마음으로 살라는 메시지다.
얼핏 그의 생각이 숙명론에 빠진 것처럼 보이지만 만사 포기하고 살라는 것은 아니다. 운명은 수용하되 그것을 극복하라는 중국 노장 사상과 맥을 같이하는 듯하다. 이런 삶의 태도는 에픽테투스 자신이 노예 생활을 하다 당대에 존경받는 철학자로 크게 출세했다는 점에서 결코 유약하거나 현실도피적인 태도가 아님을 말해준다.
타고난 사주는 어쩔 수 없다지만 팔자는 얼마든지 고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