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렐
*힐렐(BC60~AD20 추정)=바빌로니아에서 태어나 이스라엘에서 활동한 유대교 율법학자. 유대교의 각종 규범을 집대성한 인물로, 유대인들이 위대한 스승으로 섬김.
예수 그리스도가 태어날 무렵이겠다. 힐렐에게 이방인 한 사람이 찾아와서 말했다. “제가 한 발로 서 있는 동안 유대 학문을 모두 가르쳐 주시오.” 힐렐은 첫머리에 소개한 문장대로 대답했다. 이방인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돌아섰을 것이다. 탈무드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힐렐의 이 말은 논어에 나오는 공자의 가르침 ‘기소불욕 물시어인(己所不欲 勿施於人)’과 똑같은 의미다. 신약성경 마태오복음에 나오는 그리스도의 말 “남이 너희에게 해 주기를 바라는 그대로 너희도 남에게 해 주어라”는 구절도 궤를 같이 한다. 그래서 이를 황금률이라 부른다.
유대인들이 즐겨 사용하는 카발라 기도서는 이렇게 시작된다. “저는 이로써 ‘네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하라’는 계명을 받아들이겠습니다.”
결국 힐렐의 가르침은 남과 더불어 잘살아야 행복하다는 것이다. 힐렐이 이런 말을 남긴 이유일 것이다. “자신의 일만을 생각하고 있는 사람은 그 자신도 될 자격이 없다.” “인생 최대의 목표는 평화를 사랑하고, 평화를 찾고, 평화를 가져오는 일이다.”
그렇다. 행복에는 수준 차이가 있다. 나 혼자 좋을 때 누릴 수 있는 행복이 있는가 하면, 나로 인해 다른 사람들이 함께 좋아서 누릴 수 있는 행복이 있다. 전자가 작은 행복이라면 후자는 당연히 큰 행복이다. 누구나 큰 행복을 누리려면 남을 사랑해야 한다. 사랑받는 남이 행복을 느낄 때 비로소 내가 큰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힐렐이 어서 가서 배우라고 이방인에게 말한 대목도 잘 음미해 봐야 한다. 행복의 첫 단계는 사실 지식이라고 말할 수 있다. 무슨 일이 왜 일어나는지를 알면 불안이 훨씬 줄어들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