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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물처럼 Aug 05. 2022

<1> 오늘의 행복을 붙잡아라

-호라티우스

“친구여 현명하게 살게나, 포도주는 그만 익히고 지금 거르게, 짧은 인생 먼 미래에 대한 기대는 줄이게. 지금 이야기하는 동안에도 인생의 시간은 우리를 비웃으며 지나가고 있다네. 오늘을 붙잡게, 내일이라는 말은 최소한으로 믿고.”


*퀸투스 호라티우스(BC65~BC8)=서양 문학사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고대 로마의 대표적 서정시인. 정치에서 밀려난 뒤 전원생활을 즐기며 시작에 몰두. 서정시집 4권과 서간집 2권을 남김.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로 유명해진 ‘카르페 디엠’이란 말의 원조는 호라티우스다. 그의 시 송가(頌歌)의 끝부분에 나오는 표현으로 ‘오늘을 붙잡게’ 정도로 해석되는 라틴어다.


송가의 후반부인 첫머리 문장들을 보면, 미래에 대한 기대를 줄이고 현재를 충실하게 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포도주 그만 익히고 지금 걸러서 마시라는 표현이 재미있다. 미래 걱정하느라 현재를 낭비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겠다.


영화에서 새로 부임한 키팅 선생은 전통과 규율, 주입식 교육에 찌든 기숙 고등학교 학생들에게 이렇게 외친다. “오늘을 붙잡아라. 우리는 언젠가 죽어. 시간 있을 때 장미 꽃봉오리를 즐겨라.”


카르페 디엠을 단순히 ‘오늘을 즐겨라’로 해석하려는 사람이 더러 있다. 미래 준비하느라 고생할 것 없이 먹고 마시며 놀라는 뜻으로 여긴다. 하지만 호라티우스가 그런 생각으로 이 표현을 쓴 것 같지는 않다. 죽을 때까지 그의 삶은 자못 진지했다.


그보다는 행복이 지금 자기 곁에 와 있음에도 그걸 알아차리지 못하는 사람들에 대한 안타까움의 표시로 봐야겠다. 사실 미래의 행복은 누구에게나 불투명하다. 그럼에도 미래의 창고를 채우기 위해 오늘 밥을 굶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지금 이 순간을 충실하게 살되 만족하며 적절히 즐길 줄 아는 사람이 현명하다. 행복은 절대 멀리 있지 않다. 호라티우스의 말이다.


“사람들은 행복을 찾아 헤매고, 행복은 누구나 손에 잡을 수 있는 곳에 존재한다. 그러나 마음속에서 만족을 얻지 못하면 행복을 얻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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