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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물처럼 Aug 06. 2022

<4> 먹을 빵과 거처할 집만 있다면 행복하다

-오마르 하이얌

이 세상에 빵 반 덩어리와 거처할 집이 있는 자는/ 누군가의 주인도 노예도 아니다/ 그에게 ‘항상 행복하세요’라고 말하라/ 왜냐하면 그는 행복의 세계를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마르 하이얌(1048~1131)=페르시아의 시인, 수학자, 천문학자. 중세를 대표하는 수학자로 유클리드 기하학 발전에 공헌. 19세기에 시집 ‘루바이야트’가 영어로 번역되면서 시인으로 명성을 얻음.



하이얌은 천재였다. 수학과 천문학으로 엄청난 업적을 남겼으며 철학, 역사, 법률, 의학에도 해박했다. 죽은 지 700년이 지나서는 시집 ‘루바이야트’가 서방 세계에 알려지면서 탁월한 시인으로도 이름을 알렸다.


그는 이슬람 세계에서 궁정 생활을 하며 최고 엘리트로 살았지만 영혼이 자유로운 사람이었다. 포도주를 예찬했으며, 사후 세계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듯한 태도를 취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인생관이 그의 시에 고스란히 묻어있다. 서두에 소개한 시처럼 행복에 대한 그의 소박한 생각도 담겨있다.


하이얌은 여러 시를 통해 우리네 인생의 불확실성을 언급하며 현재의 작은 행복에 만족하라고 노래했다. 과거나 미래에 집착하면 행복은 없다고 했다.


“한 병의 붉은 술과 한 수의 노래가 있고/ 그것에 곁들여 생명을 이을 양식만 있다면/ 그대와 함께 폐옥에 사는 한이 있어도/ 마음은 황후의 영화에 못지않게 즐거우리.”


그는 시들기 전 장미와 기울기 전 달님에게 취하라고 했다. 과거 우리나라 선비들이 칭송했던 안빈낙도(安貧樂道)의 삶을 연상케 한다. 예나 지금이나 욕심 버리고 한가롭게 사는 것이 가장 행복한지도 모른다. 


다음은 조선 중기 문신 사재 김정국의 시다.


“나의 밭이 비록 넓지 않아도 한 배 채우기에 넉넉하고/ 나의 집이 비록 좁고 누추하여도 이 한 몸은 항상 편안하다네/ 밝은 창에 아침 햇살 떠오르면 베개에 기대어 고서를 읽는구려/ 술이 있어 스스로 따라 마시니 영고성쇠는 나와 무관하다네/ 내가 무료하리라 생각지 말게나 진정한 즐거움은 한가로움에 있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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