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산더 포프
*알렉산더 포프(1688~1744)=영국의 시인. 신고전주의 성향으로 당대 최고의 풍자시인. 일리아드와 오디세이를 영어로 번역해 유명세를 탐. 저서로 ‘인간론’ ‘윈저숲’ 등 다수.
위에 소개한 작품은 포프의 시 ‘고독의 노래’ 일부다. 조선조 우리 선비들이 지향했던 안분지족(安分知足)을 연상케 한다. 자기 분수를 지키며 만족할 줄 아는 모습 그대로다.
큰 욕심 없이 하루하루 감사하는 삶, 건강한 몸과 평화로운 마음, 밤엔 잠 잘 자고 낮엔 편하게 일하는 생활, 적당히 휴식 취하고 순수한 생각으로 명상을 즐기는 삶이 행복이란다. 돈이나 권력, 명성은 아예 언급이 없다.
시는 이런 내용도 담고 있다. “욕망과 관심을 아껴/ 물려받은 약간의 토지에 만족하는 사람은 행복하네/ 고향 땅 공기를 즐겨 마시며/ 자기 땅을 지키는구나/ 자기 젖소에서 우유를, 자기 땅에서 빵을/ 자기 양 떼에서 옷감을 얻는 사람은 행복하네.” 만족과 감사가 더없이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포프는 당시 남들에게 놀림감 되기 십상인 장애인이었다. 결핵 합병증으로 곱사등이가 되었으며 다리를 심하게 절었다. 가톨릭 신자였던 그의 가족은 종교개혁으로 심하게 핍박받았다. 런던 경계에서 10 마일 바깥에 살아야 했고, 대학 교육과 부동산 상속을 금지당했다.
그런 포프에게 삶을 한없이 긍정하는 노래가 불리어질 수 있었다는 것이 놀랍다. 비록 주어진 상황이 힘들었지만 굴복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그는 독학으로 공부해 서른 즈음에 이미 당내 최고의 시인으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그에게 중요한 것은 성공이 아니라 행복이었다. 저서 ‘인간론’에 나오는 말이다.
“오 행복이여! 우리 존재의 끝이자 궁극적 목적인 행복이여! 그것이 무엇이건 간에 안위, 쾌락, 만족이라는 이름으로 불릴 행복이여!”